가평의 미키마우스 지은희 프로골퍼,
가평의 미키마우스 지은희 프로골퍼,
  • 권길행 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15.09.30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평에서 훌륭한 골퍼가 다수 발굴됐으면 좋겠다”
가평군청 민원봉사실에는 늘 같은 모습으로 골프채를 잡고 있는 한 선수가 있다. 바로 가평 골프 꿈나무들의 우상이자, 가평군홍보대사이기도 한 지은희 선수의 전신사진이다.등신대를 세워둘 만큼 가평 지역에는 각별한 선수다. 지 선수는 2007년부터 LPGA에 참가해 이듬해인 ‘2008년 웨그먼스(Wegmans) 우승’, 2년 만인 ‘2009 US 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데뷔 초부터 관심을 받았던 그녀는 코치가 바뀌면서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다.하지만 “오히려 오기가 생기더라”는 그녀. 그렇게 이겨낸 그녀는 올해 역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를 엮어 4언더파 67타로 공동 3위의 성적을 올리며 무난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그리고 프로골프 시즌 중 휴식기간이 생겨 달콤한 쉼을 즐기기 위해 가평에 돌아왔다. 가평에 돌아온 그녀의 골프 이야기와 후배 선수를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골프인생’ 시작은 아버지 영향
그가 처음 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였다. 아버지의 권유로 13살 무렵 골프에 입문하게 된 것이다.“골프를 치시던 아버지를 따라다니다가 시작하게 됐다. 어린 나이였지만, 쾌감도 있었고 일단 재미가 있으니까 계속하게 된 것 같다”그렇게 시작한 골프가 그녀의 삶의 중심이 됐다. 그리고 지금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의 대부분을 ‘골프’를 치며 보낸다. 골프연습 외의 유일한 휴식은 영화보기와 쇼핑하기 정도다.

미국 생활, 직업의식 보다 골프 즐기는 분위기
어릴 때부터 선수활동을 해 온 그녀는 일반 학생들과 같은 학창시절의 추억은 많지 않다. 그래도 초?등?고등학교를 모두 가평에서 보낸 그녀는 고향 친구들이 있는 가평이 늘 푸근하다.‘한국과 미국골프와의 차이점이 있냐’는 질문에는 “한국의 프로골프가 직업이라는 개념이 강하다면, 미국은 한국보다 개방적인데다가 선수도 골프를 즐기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고 말한다. 그런 분위기 덕분에 먼 타국에서의 선수생활도 부담 없이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힘든 시기, 오히려 ‘오기’로 이겨내
LPGA 데뷔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던 그녀는 힘든 시기도 조금 빨리 찾아왔다. 마지막 홀까지 동점으로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치다 마지막 퍼팅으로 짜릿하게 얻어낸 ‘US 오픈 우승’이 그녀의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였다면,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코치가 바뀌고 퍼팅의 교정이 오히려 부진으로 이어졌을 때였다.우승의 기쁨을 누릴 때와 다르게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느끼다보니 포기까지 생각했었다는 그녀. 하지만 계속 힘든 상황이 이어지니 오히려 꼭 고쳐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단다. 그리고 결국 더욱 단단해졌다.

그녀의 별명은 ‘미키마우스’
지 선수의 별명은 미키마우스다. 작고 귀여운 얼굴형에 웃을 때 입꼬리가 쓱 올라가는 모양이 마치 미키마우스와 비슷하다고 붙여진 것. 데뷔 초기부터 붙여진 별명이다.그녀 역시 이 ‘미키마우스’라는 별명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이 별명을 카페 등의 아이디로 적극 활용하는 그녀다. 월트디즈니 만화 캐릭터인 미키마우스는 쉴 새 없이 좌충우돌하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낙관과 기지를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 대범함을 함께 가지고 있다.이런 미키마우스는 지 선수의 표정과 행동, 그리고 다른 이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대범한 성격까지 꼭 닮아 있다. 작은 도시 가평의 꿈나무들에게 큰 용기를 주고 있다는 측면까지 그대로 겹쳐진다.

가평의 훌륭한 후배 선수 ‘기대’
그녀는 “가평은 연습장은 적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골프장이 많다는 것이 선수로서는 큰 장점”이라며 “좋은 혜택들에 대해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연습하다 보면 큰 발전을 이루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그녀가 골프를 시작했던 당시에는 가평에 연습장이 없어 춘천까지 가서 연습을 했었다. 그래서 그녀의 아버지가 골프연습장하게 됐다. 현재는 그 수가 적긴 하나 연습장도 생겼고 골프장이 많아 필드 연습이 중요한 선수들에게 더 없이 좋은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선수들의 연습을 위한 각종 지원 등의 혜택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가평에서 좋은 선수가 발굴되기를 기대하는 그녀 역시 후배들을 위해 매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매 경기마다 버디 1개에 1만원씩 적립해 매해 연말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등 지역을 위한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가평] 권길행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