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넷 하십니까?" 성범죄 온상 소라넷, 근절해야
"소라넷 하십니까?" 성범죄 온상 소라넷, 근절해야
  • 이수연 기자 webmaster@kmaeil.com
  • 승인 2015.11.18 0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여름, 일명 '워터파크 몰카' 가 논란이 됐다. 한 여성이 채팅 어플로 만난 남자에게 돈을 받고 워터파크 탈의실 등을 촬영해 넘겨준 사건이다.

바야흐로 '몰카'의 시대다. 지난 10월 한달만 해도 몰카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피의자들은 직업도, 나이도 다양하다. 학생부터 직장인, 공무원, 기업체 간부 등 '다양한 구성의 남자'들이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몰카를 찍었다. 장소도 지하철역 화장실, 학교 화장실, 건물 화장실, 탈의실, 마트, 백화점 등으로 다양하다. 이제 여성들은 외부에서 마음놓고 화장실조차 갈 수 없는 세상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한 범죄'는 2010년에 1,134건을 기록했으며, 2011년에는 1,523건, 2012년에는 2,400건을 기록했다. 특히 2014년에는 두 배 이상 급증해 4,823건을 기록했고, 2015년 현재 6,623건이 발생했다. 하루 평균 18건꼴로 몰카범죄가 일어난 셈이다.

또한 최근에는 '무음 카메라 어플'을 조작해 이 어플로 사진을 찍으면 개발자의 데이터로 송신되게 만들어 이용자들이 찍은 음란사진을 저장한 개발자와 이 어플로 몰카를 찍은 남자들이 검거되기도 했다.

이 몰카의 중심에 소라넷이 있다. 소라넷은 국내 최대 음란사이트로, 백만명이 넘는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대에서 70대까지 우리나라의 남성 인구수는 18,576,608명이다. 이중 10대 일부도 포함한다면 이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이를 토대로 보면, 한국 남성 약 20명 중 1명은 소라넷을 이용하거나, 최소한 알고 있다는 답이 나온다.

'몰카'는 엄연한 범죄 행위지만, 이 사이트에서는 매일같이 여성을 상대로 찍은 음란사진이 올라오고, 이용자들은 이를 즐긴다. 음란사진의 대상에는 비단 불특정 일반인만은 아니다. 가족이나 지인 등도 이들의 타겟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몰카와 성매매 관련 글 등 성범죄에 해당하는 글들도 아무런 제약 없이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네티즌들을 경악하게 만든 사진이 올라왔다. 심신미약 상태의 여성의 성기에 이물질을 꽂아 넣은 상태의 사진이 올라온 것이다.

형법 제 297조 2에 의하면, 사람에 대하여 성기에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 역시 위에 준하는 형벌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미수범 역시 처벌한다고 법은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소위 '정신을 잃게 만드는' 약물들이 버젓이 팔리며, 소라넷에는 이런 식으로 여성에게 약이나 술을 먹여 심신상실 상태로 만든 뒤 '강간'을 의심하게 하는 사진과 글들이 끝없이 올라온다. 가히 '범죄의 산실'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소라넷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데, 이 주소는 매번 바뀐다. 이 '바뀐 주소'를 알려주는 SNS에는 약 40만명이라는 숫자의 이용자가 등록돼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몰카 등 불법·음란컨텐츠가 올라오는 소라넷의 존재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 며 "주소가 바뀔 때마다 접속 차단을 실시하고 있으나, 서버가 해외에 있는 관계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힘들다"는 답변을 했다.

경찰 역시 "피해자가 직접 신고하지 않으면 수사에 들어가기 어렵다" 며 "다만 현재 모 지방청에서 소라넷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고 밝혔다.

이렇듯 공권력의 소라넷에 관한 처벌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네티즌들은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여성혐오와 성범죄 반대 커뮤니티인 '메갈리안'은 불법 음란물 사이트인 소라넷 폐지와 몰카 근절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국제적 청원사이트인 아바즈(AVAAZ)를 통해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소라넷의 폐쇄와 관련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 시작했고, 현재 6만 8천여명이 서명을 완료했다. 또한 이들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와 함께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이수연 기자
이수연 기자
이수연 기자 다른기사 보기
webmaster@kmae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