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출입 60년 지난날을 되새긴다 (⑩)
도정출입 60년 지난날을 되새긴다 (⑩)
  • 김 운 성 편집국장 kmeil@
  • 승인 2007.09.13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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奉日川에 분뇨 방류 종용하고자찾아온 서울시 처어소국장에 단호한 O군수일언지하에 호통쳐서 말못부치게주민들로부터 뒤늦게 나마 이 사실을 보고받은 O군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서울시의 음험스러운 처사가 얄믿기도 했거니와, 그 사실을 보고받은 직원들이 군수에게는 알리지도 않은 채, 수수방관, 묵인하고 있었음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그리하여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곧바로 군청으로 내달은 O군수는 과장들을 굴비엮듯 엮어 세워놓고는 도매급으로 불호령을 내렸던 것이다. 이렇게 자초지종을 모두 털어놓은 O군수가 다소나마 속이 후련해졌음인지 겨우 평시의 모습을 되찾고 있는 참에 여직원이 명함 한 장을 가지고 군수실로 들어섰다.명함을 살펴본 O군수의 얼굴이 다시 풍운을 몰고 올 듯 상기되었다.O군수를 찾아온 사람은 서울시의 청소국장이었다.들어서는 청소국장을 O군수는 일어서지 않고 제자리에 뻣뻣하게 않은 채 통명스러이 맞았다. 당시의 군수직급은 사무관이었고 서울시 국장급은 이사관이었다. 관등으로 따지자면 청소국장이 두 계급이나 위였다. 관등, 직급을 소중히 하는 공무원 사회에서는, 직급 높은 사람이 방문을 하면 때에 따라 현관까지 나가서 맞는 경우도 있었다.하지만 O군수는 청소국장을 그렇게 맞았다. 아침에 겪었던 봉면 대로라면 문전박대를 해도 성이 차지 않을 지경이었다.자리에 앉은 청소국장은 사전 양해 없이 오물을 방류한 것에 사과를 한 다음, 아울러 계속해서 그를 허락해줄 것을 종용했다.이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O군수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청소국장의 직급은 이사관이지만 O군수는 안하무인 이었다.“당신이 분뇨방류에 대한 사과를 하러 올 줄 알았는데 분뇨를 다시 버리게 해달라니 나는 고양 군을 다스리는 군수요, 당신이 군수의 처지라면 어찌 생각하겠소. 분뇨방류는 아예 입 밖에도 내지 마시요. 나는 당신에게 정식으로 요구하오, 분뇨 방류는 10일전부터 시작하여 50여회나 똥물을 버렸다 하니 봉일천은 이미 죽은 하천이 되었오.”서울시는 맑은 물이 흐르게 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 하는 바요. 혹 떼러 갔다가 혹을 붙인 서울시 국장은 그런 신세가 되었겠다.한참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서울시라는 고자세의 입장에서 섣불리 물러설 서울시 국장이 아니었다.그는 O군수를 달래듯 조용히 말하기를, “실은 오늘 아침에 이 보고를 받은 우리 김현옥 시장님이 귀하의 상관인 남봉진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양해를 얻었으며 군수님을 찾아뵈라는 임무를 띄고 왔습니다.”이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O군수는 “무엇이 어째요, 나는 그런 약골 도지사 밑에 군수로 있을 위인이 아니오.” 하면서 도지사 비서실로 절화를 걸으라고 지시하면서 “나도 우리 지사님이 김현옥 시장의 추천에 의해 경기도 지사로 영전해 온 것은 알고 있소. 남 지사는 그 은고(恩高)의 댓가로 성남 대단지에 10만명이란 서울시 난민을 실어다 쏟아 붇게하여 아비규환의 지경에 놓여있소. 그래도 모자라서 이번에는 서울시가 경기도를 분뇨장으로 만들 작정이란 말이오.”이렇게 서울시청 소국장에게 던진 말끝에 배석했던 두 기자를 향해 “기자님들 톱뉴스가 있소. 서울시장이 권력을 내세워 경기도지사에게 서울시민 똥물을 모조리 고양군 하천에 방류한다고.........”이런 O군수의 극렬한 항의에 종용과 회유를 거듭하던 청소국장이 어쩔 수 없이 체념을 하고 일어서려는데 O군수가 한마디를 던졌다.“우리는 넓은 땅을 지니고 있습니다. 정히 원하신다면 땅을 빌려 드릴 터이니 우리와 공동으로 분뇨 처리장을 짓도록 하십시요. 경기도가 드리는 최대의 호의입니다.”서울시가 2억 5천만원을 들여 오물처리장을 건립한 것은 그 후의 일이었다. 안하무인이며 콧대높던 서울시에 가한 O군수의 일격이었다.O군 ,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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