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의 팀킬…촛불집회 열린 날 골프 회동
친박의 팀킬…촛불집회 열린 날 골프 회동
  • 이민봉 lmb0313@nate.com
  • 승인 2016.11.0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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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성향 국회의원, 골프장 예약은 가명으로

친박(친박근혜)계에 또 다시 악재가 터졌다. 새누리당 내 일부 친박 국회의원들이 지난 10월 29일 지방에서 골프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열린 날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하야 요구가 빗발치고 새누리당이 계파 갈등으로 내홍을 겪는 상황을 감안하면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라는 지적이다.

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친박 성향으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의원 4명은 지난달 29일 충북 단양의 모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 참석자는 이헌승(재선·부산 부산진구을), 권석창(초선·충북 제천시단양군), 문진국(초선·비례대표), 김순례(초선·비례대표) 의원이다.

또 홍문종 의원(4선·경기 의정부시을)은 라운딩이 끝난 뒤 뒤풀이에 참석했다. 홍 의원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 시절인 지난 2006년 7월 큰 수해를 입은 강원도 정선에서 당의 골프 자제령을 어기고 도당 인사들과 함께 강원랜드 골프장에서 사업가들과 어울려 골프를 쳤다가 제명당한 이력이 있다.

이번 골프 모임은 현재 공직선거법 등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 중인 권 의원이 주선해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이들은 골프를 마치고 제천·단양 출신 새누리당 소속 충북도의원, 제천·단양 기초의원 등과 함께 술자리를 겸한 저녁 식사를 했다.

또 이들 일행은 골프장 예약 때 본인 이름이 아니라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골프장 관계자는 “예약자 명단에는 국회의원 이름이 없었다”며 “요즘은 남의 눈을 의식해 가명으로 예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골프 모임에 참석한 의원들은 “특별한 목적은 없었고 단순히 친목을 다지기 위한 라운딩이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다른 사람을 통해 예약하느라 실명이 아니었다”며 “참석자들이 각자 골프 비용을 계산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뒤풀이에 앞서 이들은 단양 지역 청소년 오케스트라 연주회에도 잠시 들러 얼굴을 비쳤다. 연주회 관계자는 “초청장도 안 보냈는데 전날 늦게 서울에서 국회의원들이 내려온다고 갑자기 연락이 왔다”며 “나중에 관객에게 소개하려고 했는데 온 지 얼마 안 돼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이 연주회에는 바이올린 강사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권 의원 부인 이모씨가 찬조출연했다.

오케스트라를 지원하는 단양군은 “오케스트라 운영위원회가 권 의원 부인이 바이올린 전공자라는 사실을 알고 특별게스트로 초청했다”며 “출연료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회 이민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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