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트럼프 당선도 최순실 묻을 수는 없지…朴 대통령, 2선 후퇴하라”
野 “트럼프 당선도 최순실 묻을 수는 없지…朴 대통령, 2선 후퇴하라”
  • 박정배 jayman1@naver.com
  • 승인 2016.11.1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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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변화 선택했는데…APEC도 못 가는 대통령 필요 없어”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오른쪽)와 우상호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야권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최순실 정국’을 덮는 상황을 경계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권은 10일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충격파’가 예상되지만 ‘최순실 게이트’ 파문을 가릴 수 없을 것이라고 일제히 주장했다. 야권은 ‘오히려 불투명한 대외환경을 맞아 국정공백을 해소하고 리더십을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빨리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논리를 부각시켰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미국 대선 결과에 과도한 불안을 안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9월 미국을 방문할 당시 미국 의회 지도자들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우 원내대표는 ‘트럼프 발언은 대선용 발언’이라는 미 의회 지도자들의 말을 언급하며 “큰 변화가 생길 듯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야권은 여권이 트럼프 현상을 최대한 부각하며 국면 전환 시도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슈 선점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우 원내대표는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는 민심이 워낙 강해 트럼프 당선이 최순실 정국을 덮지 못할 것”이라며 “개헌도 최순실을 못 덮고 대통령 사과도 하야 여론을 바꾸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순실 게이트’는) 뿌리 깊은 분노”라며 “트럼프는 트럼프, 최순실은 최순실”이라고 했다.

오히려 ‘트럼프 현상’이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의 염원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하며 이를 ‘촛불민심’에 대입해 정권 교체의 당위성 소재로 삼았다.

우 원내대표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국 국민은 변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빈부 격차와 기득권세력에 의한 닫힌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외친 것”이라며 “한국의 빈부 격차 심화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민의 절망이 변화를 원하는 민심으로 폭발할 것”이라고 했다.

추미애 대표는 “‘트럼프 변수’를 박 대통령이 국정의 중심으로 복귀하는 명분으로 삼는다면 국민은 더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미 한국의 대통령은 뉴욕타임스 만평에서 굉장히 조롱거리가 됐다”며 “대통령은 나라의 얼굴인데, 망가진 얼굴로 외교무대에 나설 수 없기 때문에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도 갈 수 없다고 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한정 의원(초선·경기 남양주시을)은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적어도 반년은 새로운 대외정책이 결정되는 골든타임”이라며 “빈 알맹이의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로 진공상태 리더십인 박 대통령이 외교 안보를 챙길 게 아니라 초당적 대미(對美) 대책회의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미 대선에 대한 우려를 말하면서 국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통령이 2선 후퇴를 선언하고 국회 추천 총리가 실질적인 국정을 운영하도록 명확한 권한을 주는 게 수습책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사업가 출신이라 실리적 접근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우리나라 대통령”이라며 “APEC도 못 가는 대통령은 그 위치를 스스로 내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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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man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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