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박근혜 OUT’…도도한 100만 민심의 성숙한 시민의식
‘박근혜 퇴진, 박근혜 OUT’…도도한 100만 민심의 성숙한 시민의식
  • 박정배 jayman1@naver.com
  • 승인 2016.11.13 2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도심 민중총궐기, 21세기 들어 최대 규모…비폭력으로 끝난 ‘축제의 장’
12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모인 100만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촛불을 켜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도도한 민심이 서울 도심을 뒤덮었다.

12일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등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주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에는 주최측 추산 100만명(경찰 추산 27만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 모인 시민들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박 대통령을 향해 퇴진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었다.

이날 모인 인파는 21세기 들어 열린 집회 가운데 최다 인원이다. 또 지난 1987년 6월 항쟁 이후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서울 도심을 찾았다.

수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폭력 등 불미스러운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산발적으로 경찰과 충돌하는 참가자도 있었지만 주변 시민들이 이를 저지하는 시민의식을 선보였다.

종로, 을지로 등 집회 현장 근처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주변 상점들은 장사에 조금도 불편을 겪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상인들은 수많은 인파가 모인 덕분에 매출이 늘었다고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종로3가의 한 커피숍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촛불집회 당시에는 흥분한 참가자들로 인해 가게 문을 일찍 닫아야 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걱정을 전혀 할 필요가 없었다”며 “오히려 패널을 들고 들어온 손님들이 저마다 음료를 주문하면서 휴식을 취한 덕분에 매상이 2배 가까이 뛰었다”고 전했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원내 야권 정당이 공식적으로 참석했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도 민심 청취 목적으로 집회 장소를 찾았다.

민주당은 서울 청계광장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추미애 대표는 인사말에서 “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국민의 명령을 거부한다면 전면적으로 정권퇴진 운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다음 주부터 별도특검, 국정조사 관철을 위해 반드시 노력하겠다”며 “청와대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버틴다면 민주당은 정권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고, 그러면 대통령은 반드시 퇴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의원 등 당내 유력 대권주자들도 규탄대회에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시간이 얼마 없다”며 “국민 요구에 답을 하지 않는다면 저와 우리 당은 부득이 국민과 함께 거리에서 박 대통령 퇴진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 시장과 이재명 성남시 시장은 오후 2시 대학로에서 시작한 ‘100만 시민 모이자 촛불대행진’에 참석했다.

이어 박 시장은 광화문 광장 인근 연설 트럭에 올라 “국민의 요구는 분명하고 단호하다”며 “헌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 박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새누리당이, 국가 반역세력이, 그들이 아바타로 데리고 있는 박근혜가 민주공화국을 조롱하고 국민을 능멸하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는 혁명적 변화의 전초”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청계광장에서 ‘당원보고대회’를 열고 정권퇴진을 촉구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같은 장소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박 대통령 퇴진 서명운동을 벌였다. 천정배 전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의 모든 악행을 낱낱이 밝혀내고 형사처벌도 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해체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영 의원도 “민주주의는 광장에서 태어난다”며 “4.19 때도 광장에서 이승만 하야를 끌어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의당도 이날 오후 종로3가에서 지도부와 당원 3000명이 집회를 열었다.

국회 박정배 기자

박정배
박정배
jayman1@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