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그대로 있으라, 너무 늦었다
청와대에 그대로 있으라, 너무 늦었다
  • 김균식 기자 kyunsik@daum.net
  • 승인 2016.12.0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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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이래 최대 인원을 기록한 제 6차 촛불집회가 무서운 평화로 끝났다.
세월호 유가족들도 청와대를 향해 분노의 뜻이 담긴 국화꽃을 던졌다. 세월호 침몰 후 의혹의 정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7시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후 7시 정각부터 1분간 소등행사가 벌어졌다.

암흑 같은 현실을 의미하는 어둠속의 시민들이 동시에 불을 껐다가 1분 만에 다시 켜는 침묵의 항변으로 나타났다. 대충 넘길만한 담화문 발표나 정치권의 그럴듯한 쇼맨십으로 수습될 줄 착각했던 박근혜 정부는 천천히 그러나 정학하고 꾸준히 걸어오는 국민들의 발걸음에 이제야 이거 뭐지 하는 분위기다.

4월 자퇴, 국회의 결정 등등 어설픈 소리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필자는 그냥 청와대에 그대로 있으라 권하고 싶다. 마치 침몰해가는 세월호에 울려퍼진 방송의 메시지마냥 빠져나올 생각말고 그대로 있으라. 생존의 끝자락에 우리의 청소년들이 손톱이 다 빠지도록 선체를 긁어가며 몸부림치던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충분히 빠져 나올 수 있는 시기를 놓치고 생목숨을 빼앗긴 아이들이 구천에서 오늘의 이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주최측 추산 서울 170만명, 전국 232만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주권자인 국민이 내려오라 하고 있다.

3번에 걸친 담화문에 대한 반응도 싸늘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말 안해도 알지하는 어이없는 표정이 지배적이다. 차라리 말을 안 하면 본전이라도 건질진데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문은 비겁한 변명으로 국회의 탄핵소추안 발의도 이미 뒤집기에는 늦은 분위기다.
 
그 흔한 화투나 포커도 패가 낮으면 내려 놓는게 상책이다. 박 대통령의 담화문 중 단 한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말은 타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가져왔고 주변에서 얼마나 대통령보좌의 수준이 한심한지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미 불은 붙었다. 이번 심판이 특정 야당의 작품인가. 국민적 공감대가 만들어낸 자연발생적이고 그럴 수밖에 없는 시기적 현상이다.

이제 국민들이 분노는 탄핵거부와 4월 퇴진을 당론으로 채택한 새누리당을 향하고 있다.

폭력시위보다는 각종 패러디와 공연이 얼핏 축제와도 같았다. 이제는 촛불이 아닌 횃불 부대까지 등장하여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잘하면 혁명이요 못하면 반역이라 했던가. 특정 정치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백성의 목소리인 천심은 민심이기에 누구의 빽이나 돈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일각에서는 탄핵이 안 되면 안 되도록 만든 새누리당이 독박 쓰게 될 것이며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일 경우 다음 선거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분위기 봐서 잽싸게 줄을 바꿔선 남경필 경기도지사나 일부 국회의원들도 있겠지만 팔짱만 끼고 시간이 약이 될 것으로 착각하는 정치권에 대해 국민들의 실망감은 무서운 침묵이다. 과연 돌아오는 선거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는 여·야 뿐만 아니라 어떤 정치인도 알 수 없다. 오는 9일로 예정된 탄핵안이 부결된다면 이는 산 넘어 산이다.

부결에 관련된 모든 의원들의 표밭은 쑥대밭이 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일부 불순세역이나 종북의 앞잡이들이 횃불을 들고 있다는 말 자체가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 분노의 거센 물결은 이미 수습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

이제는 가만 있으라. 국민들이 갈아놓은 판마저 챙기지 못하는 야당들이나 친박계는 역사앞에 영구히 기록될 것이다.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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