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끝내 분열…비박계 35명 “나가요”
새누리당, 끝내 분열…비박계 35명 “나가요”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6.12.2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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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첫 보수 정당 분당(分黨)…4당 체제 개편 현실화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1명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탈당을 결의하고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보수 성향의 정당이 분열을 맞이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35명이 오는 27일 당에서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무성·유승민·나경원 의원 등 비박계 의원 31명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탈당을 결의해 즉석에서 탈당계를 작성했다고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회동에 오지 못한 현역의원 4명까지 포함해 모두 35명의 의원이 당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오늘 우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며 “회동에 참석한 33명 가운데 2명을 제외한 31명이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어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 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로 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 안정적이고 개혁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 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분당 결행은 12월 27일 하겠다”며 “오늘까지 확인된 숫자는 35명”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늘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분 중에서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31명 외에 탈당 의사를 전해왔다는 의원은 심재철·박순자·홍일표·여상규 의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새누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속속 탈당 대열에 합류하는 모양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탈당 의사를 알렸다는 전언이다. 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권영진 대구시장도 새누리당을 떠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알려졌다.

비박계 탈당파는 뜻을 함께 한 김현아 비례대표 의원이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는 것과 관련, 탈당 의사가 있는 비례대표 의원은 출당해줄 것을 당 지도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차기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 안에서는 보수 개혁, 보수 혁명을 통한 정치 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국민이 다시 마음을 둘 수 있고 우리 자식들한테도 떳떳할 수 있는 보수를 새로 시작하도록 밖으로 나가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 석고대죄하면서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정치는 헌법 유린으로 이어지면서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을 초래했다”며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해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을 실망시켰다”고 사과했다.

김 전 대표는 “이런 상황을 목숨 걸고 싸우며 막아야 했지만,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그 점에 대해 한없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으로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엎드려서 사죄한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보수 정당에서 집단 탈당을 통해 원내교섭단체(20명)을 만드는 사례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물론 지난 1995년 민주자유당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측근 의원 9명을 데리고 탈당해 자유민주연합을 만든 사례도 있다. 또 이인제 전 의원이 지난 1997년 신한국당을 탈당해 국민신당을 창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정당들은 교섭단체 요건에 미치지 못했다.

또 약 30명의 의원들이 중도보수 성향의 신당을 창당키로 함에 따라 정치권은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비박계 신당, 국민의당의 4당 체제 개편될 전망이다. 이로써 내년 대선은 다자 구도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이민봉·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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