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인서울’ 아니면 ‘루저’되는 더러운 세상…100년째 바뀌지 않아”
안희정 “‘인서울’ 아니면 ‘루저’되는 더러운 세상…100년째 바뀌지 않아”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01.2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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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중심 600년 역사 바꿔야…세종시, 행정수도로 완성시킬 것”
안희정 충남지사가 24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시키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가 서울 및 수도권 중심으로 돌아가는 대한민국의 세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24일 대전·세종·충북·충남연구원 공동 주최로 세종시청에서 열린 ‘세종시, 정치·행정수도 완성!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600년간 이어온 한양 중심의 역사를 바꿔야 한다”며 “‘인서울’이 아니면 ‘루저’가 되는 촌스러운 대한민국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는 “약 100년 전 이 땅을 여행했던 외국인들이 쓴 기행문을 보면 조선을 ‘한양 중심으로 작동하는 나라’로 기술하고 있다”며 “나라가 패망하기 전 풍경을 보는 안타까운 마음은 과거는 물론 현재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오늘날 그것이 20대에게는 ‘인서울’이 아니면 실패자가 된다는 의미가 됐다”며 “약 100년 전과 지금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아궁이에 불을 때면 온돌방 바로 위 장판만 타서 눌어붙던 풍경도 보일러 기술이 발달하면서 골고루 따뜻해지지 않았냐”며 “아랫목만 시커멓게 타고 있는 서울 중심의 대한민국은 20세기의 낡은 국가 운영체제”라고 꼬집었다.

안 지사는 “중앙집권 국가체제로는 5000만 국민의 공정한 기회를 담보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영남 출신이라고, 호남 출신이라고 자기 지역에 밥 한 그릇 더 퍼주면 그게 나라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마다 예산편성 철이면 전국 시·군·구청장과 시도지사가 기획재정부 복도에서 예산을 따려고 줄을 서는 풍경이 반복되고 있다”며 “지방정부에 입법·재정·인사 조직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 지사는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해야 자치분권의 나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는 충청권 현안이 아닌, 공정한 기회와 정의를 요구하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권익”이라며 “지역의 이익과 지역 발전을 대표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 건설과 함께 노무현이 꿈꿨던 균형발전의 가치를 마무리하고 싶다”며 “저는 세월호 선장처럼 배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해찬 의원(7선·세종특별자치시)도 축사를 통해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은 안 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시고 지방자치연구소를 운영할 때부터 연구해 온 것”이라며 “이번에 개헌 논의 때 ‘대한민국 수도는 세종시로 한다’는 조항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어떻게 하다가 나라꼴이 이 지경이 됐는지 자괴감이 든다”며 “내가 이러려고 정치를 했냐”고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패러디했다. 그러면서 “오는 4월이면 대통령 선거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기회에 정권 교체를 통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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