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정치교체 뜻 접겠다”…대선 불출마 선언
반기문 “정치교체 뜻 접겠다”…대선 불출마 선언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02.0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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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정치 행로 마감…“인격살해와 같은 음해와 가짜뉴스에 명분 잃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통령을 향한 꿈을 접었다. 반 전 총장은 1일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그는 “갈갈이 찢어진 국론을 모아 국민대통합을 이루려는 포부를 말한 것이 (귀국 후) 지난 3주간 짧은 시간이었다”며 “그러나 이런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와 각종 가짜뉴스로 정치교체 명분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개인과 가족,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결국 국민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다”며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이런 결정을 한 심경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너그러이 양해해주기를 바란다”면서 “저를 열렬히 지지한 많은 국민과 따뜻한 조언을 해준 분들, 가까이서 함께 일한 많은 분들을 실망시키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리며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다만 반 전 총장은 “제가 이루고자 한 꿈과 비전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현재 우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유아독존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10년에 걸친 사무총장 경험과 국제적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 위기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떤 방법이든지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힌 반 전 총장이 이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선거 판도는 갖가지 변수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진영 주자 가운데서는 지지율 1위를 달리던 인물이 갑작스럽게 사퇴를 선언하면서 현재로서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같은 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 도지사, 이인제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 각축전을 벌일 상황이다.

여기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새누리당 후보 출마설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사이의 힘겨루기에서 새누리당이 우세를 점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유 의원, 남 지사, 이 전 의원 등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반 전 총장이 후보군에서 사라짐으로써 범여권은 어떤 정당, 혹은 세력이라도 그와의 연대를 모색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국회 이민봉·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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