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으로도, 대통령 딸로도 비정상적으로…청와대 나온 박근혜
대통령으로도, 대통령 딸로도 비정상적으로…청와대 나온 박근혜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03.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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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전 대통령, 12일 오후 6시 57분 靑 떠나…‘4년+18년=22년’ 영욕 세월 마감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 미소를 띤 채 지지자 및 친박계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약 4년 동안 몸담았던 청와대를 떠났다.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서 청와대에 거주했던 18년을 합하면 박 전 대통령의 인생 가운데 약 22년 동안의 청와대 생활은 이제 완전히 막을 내린 셈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로부터 대통령직 파면 결정을 받은 뒤에도 청와대를 떠나지 않아 빈축을 샀다. ‘민간인이 청와대에 있는 게 말이 되냐’는 비판론이 일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별다른 입장표명 없이 청와대에 칩거하면서 헌재 결정 불복 논란을 사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퇴거 시기는 당초 13일 오전이 유력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측은 12일 오후 전격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사저로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동 사저 정비가 완료되면서 조금이라도 빨리 청와대를 떠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그는 출발에 앞서 청와대 참모 및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마지막 소회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오후 6시 57분경 관저를 떠났다. 당초 예정된 오후 6시 30분보다 늦어진 시간이다. 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들과의 인사를 끝내지 못해 관저 퇴거가 약 27분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관저를 벗어난 후에도 녹지원에서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과의 인사까지 마친 박 전 대통령은 오후 7시 16분경 청와대 경내를 떠났다. 그는 독립문, 서울역, 삼각지, 반포대교를 거쳐 올림픽대로와 영동대로를 지난 뒤 사저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근에는 지지자 400~500여 명이 몰렸다.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사저 앞으로 집결했다.

대부분의 지지자들이 태극기 및 성조기를 흔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성원을 보여준 가운데 일부는 취재진을 향해 폭언을 퍼부으며 카메라를 손상시키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복귀를 위해 주행 도로가 통제된 가운데 그는 청와대를 떠난 지 23분 후인 오후 7시 39분에 사저에 도착했다. 그는 미소를 띤 채 차량 안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웃음기 든 표정을 그대로 유지한 채 차량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친박계인 윤상현·서청원·최경환 의원 등과 악수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별다른 입장 발표는 하지 않은 채 오후 7시 46분 사저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의해 서거한 지난 1979년에도 9일 동안의 국장을 치른 뒤인 11월 21일 두 동생인 근령·지만 씨와 함께 청와대를 나온 바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정을 들고 청와대를 나와 신당동 가옥으로 이동하며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12년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부녀 대통령이라는 진기록을 남기며 34년 만에 화려하게 청와대에 ‘컴백’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에게 있어 명예로운 청와대 퇴임은 팔자에 없었던 모양이다. 1979년에는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흉탄에 서거한 이유로, 38년이 지난 2017년에는 측근 관리 실패로 인한 헌재 파면 결정을 이유로, 별다른 퇴임식 없이 누구보다 쓸쓸하게 두 번이나 청와대를 떠났다는 기록을 역사에 남기게 됐다.

국회 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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