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이 대선후보군 자진 삭제하니, 자유한국당도 ‘황교안룰’ 삭제
황교안이 대선후보군 자진 삭제하니, 자유한국당도 ‘황교안룰’ 삭제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03.1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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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김진 “그럼 다시 경선 참여”…안상수 “황교안에 휘둘리는 ‘꼼수’ 그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올해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자유한국당이 ‘황교안룰’을 삭제했다.

자유한국당은 15일 경선룰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후보자 추가등록 특례조항’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김광림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당 선관위 회의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각각 열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당초 한국당은 예비경선을 통해 상위 3명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를 ‘컷오프’하되, 이달 말로 예상되는 본경선 여론조사 직전까지 추가등록을 허용하는 특례조항을 만들었다. 사실상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결정으로, 이는 ‘새치기 경선’, ‘불공정 경선’ 논란을 야기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이 불출마 방침을 밝힘에 따라 기존 대선주자들의 불만 제기를 받아들여 추가등록 없이 경선을 진행할 뜻을 세웠다. 대신 이날 오후 3시로 마감될 예정이던 예비경선 후보자 등록 시한을 16일 오후 9시로 하루 연장했다.

신청자가 6명이 넘으면 상위 6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1차 컷오프하고, 다시 2차 컷오프에서 상위 4명을 걸러낸 뒤 본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1차 컷오프는 17일 합동연설회 후 여론조사를 거쳐 18일에, 2차 컷오프는 19일 팟캐스트 토론회 후 여론조사를 거쳐 20일에 각각 발표한다. 여론조사는 1·2차 모두 책임당원 70%, 일반국민 30%의 비율로 진행한다.

본경선은 책임당원 현장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50대 50으로 반영해 치러진다.

당은 책임당원에 대해서도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으나, 각 후보 캠프의 요구를 반영해 본경선에서는 현장투표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룰을 바꿨다.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한 전국 동시투표는 오는 26일로, 일반국민 여론조사는 오는 29~30일로 잠정 확정됐다. 이어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개표 작업을 거친 뒤 대선후보를 최종 발표한다.

투표에 앞서 당은 22~24일 권역별로 ‘비전대회’를 열고, 25일과 28일에는 TV 토론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고액 논란이 일었던 후보경선 공탁금은 최초 등록시 1억원은 그대로 두고 본경선 3억원을 2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광림 위원장은 “후보자들의 계속된 요청은 추가등록을 없애고, 여론조사를 현장투표로 바꾸고, 기탁금을 낮춰달라는 것이었다”며 “세 가지가 거의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공정한 경선 분위기 속에서 페어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황교안룰’에 반발해 경선 불참 의사를 밝혔던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경선에 다시 참여하기로 했다. 다만 두 사람과 함께 경선 불참을 선언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경선 룰의 2가지 중대한 문제점이 시정됐기에, 경선에 참여해 치열하고 아름다운 경쟁의 한 주역이 되고자 한다”며 “반드시 대선 승리의 밀알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 정치 상식으로는 황 권한대행의 출마는 불가능했다”며 “대통령도 없는 나라를 총리도 없는 나라로 만들지 않고서는, 출마가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논설위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야 자유한국당이 살길을 찾았다”면서 “저는 16일 후보 등록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충격적인 감동’의 대통령 후보를 뽑아야 하고 과거 정치의 잘못으로부터 100% 자유로운 새 인물이 후보가 돼야 한다”면서 “이번 대선은 유일한 새 인물 김진과 구(舊)정치인 12명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 후보가 되면 2주 이내에 문재인을 따라잡을 것”이라면서 “나머지 2주 이내에 역전을 이뤄 정권을 재창출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아울러 본경선에 직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정상적으로 후보자 등록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하지만 ‘황교안룰’을 받아들여 예비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안상수 의원은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 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이들은 사실상 황 권한대행의 결정에 이리 끌리고 저리 끌리는 ‘꼼수’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며 이 전 최고위원, 김 전 논설위원, 홍 지사 등을 비판했다.

안 의원은 “비록 불합리적인 과정일지라도 당당하게 정면돌파하기로 했다”며 “경선룰이 또 바뀌면 또 바뀌는 대로 정정당당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녀서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고, 오히려 친박패권주의에 의해 공천 컷오프라는 희생을 당했음에도, 오직 애당심 하나 만으로 당에 돌아왔던 1년 전의 마음을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회 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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