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경남지사가 본인이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데 대해 친박(친박근혜)계 김진태 의원이 16일 비판한 것에 대해 “서문시장이 ‘박근혜 시장’이냐”고 반박했다.
홍 지사는 이날 경남도 서울본부에서 김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한 반응에 대한 질문에 “참 어이가 없다”며 “내가 (대구에서) 초·중·고등학교 다닐 때 서문시장에서 놀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8일 오후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한국당 대선주자인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를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고 말한 홍 지사가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마다 찾은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이에 대해 “걔(김 의원)는 내 상대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애들 얘기해서 열 받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홍 지사와 김 의원은 검사 출신이다. 홍 지사는 사법연수원 14기, 김 의원은 18기다.
홍 지사는 다만 친박계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을 찾아 보좌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인연으로 하는 도리”라며 “그렇게 하는 게 오히려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두둔했다.
그는 한국당에서 이들에 대한 징계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친박계는) 이미 탄핵당한 사람들로, 탄핵이 박근혜 혼자 당했냐”며 “그래서 그렇게 하는 건 의리 있고 아름다운데, 왜 징계하냐”고 반문했다.
홍 지사는 전날 ‘우파 스트롱맨(strong man·독재자)’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협상을 하려면 배짱이 있어야 한다”면서 “지금 나온 사람 중에 홍준표만큼 배짱 있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싸움도 내가 제일 잘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지도자가 좌파가 되면 트럼프, 시진핑, 아베, 누가 상대해주겠냐”며 “당선되면 북한 가겠다는 사람(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을 트럼프가 상대해주겠냐”고 되물었다.
홍 지사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이후를 “우파들이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그게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치권에서 대선과 헌법개정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4년 분권형 중임제라는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대선 전에 개헌은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적 견해를 보였다.
국회 이민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