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인 유승민 의원(4선·대구 동구을)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수 몰락의 책임을 씌웠다.
유 의원은 19일 바른정당 대구시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는 궤멸할 위기, 완전히 무너져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보수가 궤멸할 위기에 놓인 책임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재판소는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죄라고 분명히 적시했다”며 “국민은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있으나 박 전 대통령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았다”고 재차 비판했다.
또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이렇게 망쳐놓은 자들은 스스로 진박(진짜 친박)이라고 하는 정치꾼들”이라며 “국가와 국민 신임을 배반한 것은 박 전 대통령과 진박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연일 시위를 진행하는 친박계 인사들에 대해서는 “전직 대통령을 앞세워 뒷골목 건달과 같은 행태를 보인다”며 “그들 행동은 박 전 대통령을 구하기는커녕 더 망가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북한과 중국 눈치나 보는 세력들이 벌써 정권을 다 잡은 양 행세하는 이 사태를 박 전 대통령과 진박들이 만들어놨다”며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이 모든 책임을 통감해 헌재 결정에 승복하고 국민과 역사 앞에 머리 숙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불파불립(不破不立), 즉 한국 보수는 깨뜨리지 않으면 바로 세울 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은 과거가 되었고, 이제 과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경제와 안보 두 축을 굳건히 지킬 후보는 경제전문가, 안보전문가인 유승민 밖에 없다”며 “본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이길 사람은 누구냐”고 물었다.
또 “진박 타령하는 사람, 막말하는 사람, 무능하고 아부하는 사람, 상황에 따라 계속 말을 바꾸는 사람, 부패한 사람, 불법정치 자금을 받은 사람으로는 절대 (문 후보를) 못 이긴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소감을 묻는 말에는 “공인으로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과 개인 박근혜에 대한 생각은 마음속에서 오래전부터 철저히 구분해왔다”며 “앞으로도 개인적으로 인간적 도리는 계속하겠다”고 했다.
대구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해서는 “성완종 전 회장에게 정치자금을 받았는지 그 진실은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출마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대법원 유죄 판결로 직을 상실한 이광재 전 강원지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회견 후 정치에 관심 있는 지역 대학생 모임인 ‘정치를 말하는 사람들’과 면담을 나누고 취업 등 청년층 고민을 들었다. 그는 앞서 오전에는 계산성당을 방문해 미사에 참여한 뒤 신자들과 덕담을 나눴다.
국회 이민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