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친노 동지, 오늘은 숙명의 적’…안희정 “문재인과 그 세력, 정 떨어져”
‘과거의 친노 동지, 오늘은 숙명의 적’…안희정 “문재인과 그 세력, 정 떨어져”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03.2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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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우리 내부에선 네거티브 그만”…호남 순회경선 앞둔 ‘승부수’ 분석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안희정 충남지사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권력 앞에서는 ‘친노(친노무현)’라는 공통점 및 동지의식도 무용지물이 되는 모양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던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두 예비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히 둘 사이의 갈등 양상은 원색적인 비난의 표현까지 적나라하게 등장하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 전 대표에 대해 “문재인 후보와 문재인 캠프의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냐”며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새벽 2시경 페이스북에 ‘문재인 후보와 문 후보 진영의 비뚤어진 태도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그러나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교체도, 성공적인 국정운영도 불가능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미워하면서 결국 그 미움 속에서 자신들도 닮아버린 것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와 문 전 대표 측 인사들에 대해 “자신에게는 관대-타인에게는 냉정, 자신들의 발언은 정책 비판, 타인의 비판은 네거티브냐”고 반문했다.

그는 “문 후보는 끊임없이 나의 발언을 왜곡하거나 왜곡된 비난에 편승해서 결국 교묘히 공격했다, 심지어 나의 침묵까지 공격했다. 이해할 수가 없다.”며 “자신들이 비난당하는 것은 모두가 다 마타도어이며 부당한 네거티브라고 상대를 역공한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이번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도 문 후보가 실수한 것임에도 문제제기 한 사람들을 네거티브하는 나쁜 사람들로 몰아붙이고, 심지어 아무 말도 안한 내게 그 책임을 전가시키며 비난한다”며 “분명 그 전두환 표창 발언 장면에 불쾌감, 황당함을 느낀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대연정 발언’과 ‘선의 발언’,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 등 양측 사이에 공방이 오간 3가지 사례를 장면 ‘1~3’으로 나눠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장면 1-대연정 발언’에서 ‘안 : 국가대개혁과제에 동의한다면 그 누구라도 나는 연합정부를 구성할 것이다. 문 : 적폐세력과 손을 잡아서야 되겠나? 안 : 국가개혁과제에 합의해야 가능하다. 문 : 협치 강조는 몰라도 적폐세력과의 연정 제안은 너무 나간 것이다’라고 설전이 오간 상황을 적었다.

‘장면 2 - 선의 발언’에서는 ‘안 : 상대가 누구라 할지라도 그가 주장하는 바대로 일단 선의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그 선의도 법과 규칙을 위배했다면 처벌받아야 한다. 문 : 안희정의 선의 발언에는 분노가 빠져있다. 안 :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 문 후보의 지적도 잘 새겨 듣겠다’고 공방 과정을 전했다.

‘장면 3 -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의 경우 ‘안희정 지지 의원들 : 자랑할게 따로 있지 그걸 자랑하냐. 안희정 : 문 후보 발언의 충심을 이해한다. 다만 상처받은 분들을 잘 어루만져 달라. 문 후보 진영 인사들 : 안희정이 너무 나갔다. 나쁜 사람이다. 사람 버렸다. 문 : (타 후보들은 나를) 네거티브 하지 말라’고 썼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우리 내부적으로 균열이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일가의 부정축재 재산 몰수를 위한 특별법 공청회’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들의 발언은 정책비판이고 타인의 비판은 네거티브인가’라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비판에 이같이 답변한 뒤 “후보든 후보 주변 인물이든 네거티브만큼은 하지 말자는 당부를 다시 한 번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상대해야 할 세력은 적폐세력과 부패특권 구조”라며 “그 세력과 구조를 우리가 이겨내고 깨기 위해서는 우리끼리 한 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경선 초반전에는 ‘대연정’, ‘선의 발언’ 등의 논란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기는 했으나 선을 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친노(친노무현)라는 동질의식 아래 ‘동지적 관계’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에 대해 안 지사 측이 강력히 비판하고, 이에 대해 문 전 대표와 주변 인사들이 “네거티브를 자제하자”고 응수해 양측의 사이는 걷잡을 수 없이 멀어지는 형국이다.

전날 TV 토론에서도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에게 “주변에 네거티브를 속삭이는 분이 있다면 멀리하라”고 했다. 이에 안 지사는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라”며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고 쏘아붙였다.

‘동지 의식’도 우선 배제한 채 둘 사이에 ‘네거티브 공방전’이 펼쳐지는 것은 호남 순회경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열세에 놓인 쪽이 초강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첫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판세가 좌우되는 만큼 최대한 판을 흔들어야 한다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국회 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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