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대타협’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홍 전 회장은 26일 W스테이지 서소문 워드컴처오픈 코리아에서 ‘희망의 나라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차기 지도자는 대타협을 성공하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며 “제가 대타협의 조건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뜬금없는 소리”라며 부인했다. 다만 홍 전 회장은 “1주일 전 회장직을 내려놓은 후 여러 추측이 돌고 있는 걸 듣고 있다”고 전했다.
홍 전 회장은 “특히 정치인들은 대타협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해선 안 된다”며 “많은 대선 주자가 적폐 청산을 얘기하는데, 제도 속 타협의 과정을 생략하고 지지자, 시위자의 힘을 빌려 쓸어버리겠다는 위험천만한 발상이 나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의 최상위 1%로부터 양보를 끌어내는 게 제 소임”이라며 “1%의 자발적 양보를 바탕으로 한 대타협만이 번영의 길을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타협을 성취하는 일, 한국을 새로 거듭나게 하는 데 제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그는 일부 대권 주자들로부터 언급되는 ‘연정’에 대해서는 “대연정에서도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정치나 행정의 영역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이해 당사자 간 대타협을 도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홍 전 회장은 “요즘 대선주자들의 일자리 공약이 넘쳐나는데 당장 정부 주도로 일자리를 만드는 게 얼마나 지속할 수 있겠냐”며 “결국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전 회장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한 얘기는 제가 오랫동안 해온 생각이고, 여러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상황에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라고 덧붙였다.
“유력 대권 주자 중 ‘대타협’에 공감하는 주자를 지원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이제 저는 언론사를 나온 사람이나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고, 마음의 지지, 또 그 이상도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박정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