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사드 배치 연기 논란에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 아냐”
文 대통령, 사드 배치 연기 논란에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 아냐”
  • 이민봉 기자 lmb0313@nate.com
  • 승인 2017.06.2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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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인터뷰서 美 의구심 해소 역점…“김정은 만나는 것은 조건 맞다면 좋은 결정”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미국 CBS와 취임 첫 외신 방송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연기 논란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우리가 배치를 연기하거나 결정을 뒤집는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발행된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며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사드 레이더 시스템과 2개의 발사대를 배치했지만, 환경영향평가를 포함한 정당한 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드 배치 결정은 전임 정부가 한 것이지만 나는 그 결정을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배치 연기 논란이 악재로 떠오르자 미국 조야의 의구심을 불식하기 위한 언급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 정책에 대해 “내가 말하는 ‘관여’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관여와 매우 유사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놓았고, 조건이 맞는다면 관여한다는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전술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특히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조건들이 맞는다면 나는 여전히 좋은 생각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핵 해결 과정을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 정책을) 정확히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앞으로 상세하게 정해진 방식은 없다”면서도 “한국이 이 (북핵 해결)과정에서 더 크고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오판이라는 점,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우리가 안전을 보장하고 발전을 돕겠다는 점, 이 두 가지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재와 압박에 병행해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하다”면서 “이산가족 상봉도 인권을 보장하는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것이 시급하고, 그래야 북한이 추가 도발과 (핵과 미사일 개발) 기술의 진전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가오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2단계 해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첫째는 동결이고, 둘째는 완전한 폐기”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의 재가동은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 문 대통령은 재협상 의지를 밝히면서 “일본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그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고 (정부의) 공식 사과를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 한 가지 문제로 인해 한일 양국 관계의 진전이 막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 “주권국가로서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 우리 군에 대한 작전권을 환수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서는 “비이성적이고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면서도 “그는 북한을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북한을 비핵화할 권한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북한에 강제 억류됐다 송환된 지 얼마 안 돼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원인과 관련해 “북한 당국은 가족들에게 즉각 그 사실을 밝히고 최고의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이민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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