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동교동계 막내에서 베테랑 4선 의원으로’…설훈이 전하는 정치인생 35년
[특별인터뷰] ‘동교동계 막내에서 베테랑 4선 의원으로’…설훈이 전하는 정치인생 35년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08.1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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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직계 정치세력을 뜻하는 동교동계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몇 십 년 동안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군사정권에 대항하는 민주화운동에 앞장섰고, 1997년에는 정권까지 획득하면서 정계의 주류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7년 현재 동교동계의 영향력은 예전에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우선 주축 멤버들이 고령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정치 일선에서 멀어졌다.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린 권노갑 현 국민의당 상임고문은 만 87세다. 권 고문과 함께 양갑으로 불린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도 만 78세다.

김옥두 전 의원(78),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75), 최재승 전 의원(71), 윤철상 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 중앙회장(64) 등도 현재는 대중들의 시선에서 다소 멀어졌다.

하지만 ‘동교동계의 막내’로 불리며 현재까지도 원내에서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는 인물이 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경기 부천시원미구을)이 그 주인공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한 설훈 의원

◆ “DJ로 시작한 정치인의 한 길”

설 의원의 사무실에는 김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한쪽 벽에 걸려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영남 출신인 내가, 어쩌면 지역의 불리함을 안고서라도 따를 수밖에 없었던 영원한 스승”이라고 회고했다.

설 의원과 김 전 대통령의 인연은 지난 1980년 발생한 ‘전두환의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려대학교 학생이었던 설 의원은 “정작 만나서 얼굴도 보지 못한 김 전 대통령의 내란음모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모진 고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감옥에서 출소한 뒤 동교동계에서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김 전 대통령을 따르게 됐다”며 “30대 젊은 나이에 정계에 발을 들여 현재까지 정치인으로서 활동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가하천으로 지정된 굴포천

◆ 부천 사랑 5년째 현재진행형…“굴포천 생태문화공간 프로젝트 착착 실현”

설 의원은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43세라는 젊은 나이에 서울 도봉구을 지역구에서 첫 원내 입성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제16대 총선에서는 같은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17·18대 총선에서는 출마를 하지 못했다.

설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었던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는 조순형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에 항의하는 표시였다.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는 본래 자신의 지역구인 도봉구을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최규선 게이트’에서의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인해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설 의원은 지역구를 옮겨 현재의 지역구인 부천시원미구을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지난해 열린 제20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설 의원은 지역구 현안 및 발전 방안에 대해 “지난해 부천시 숙원 사업인 로봇융합부품 기반구축 사업, 노후 하수관로 사업, 웹툰융합창조센터 등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며 “머지않아 좋은 결과로 시민들을 찾아뵐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설 의원은 “지난해 12월에는 시의 숙원이던 굴포천의 국가하천 지정을 이뤄냈다”며 “부천시, 김포시, 인천 계양·부평구, 서울 강서구를 통과하는 15.31㎞의 지방하천인 굴포천은 지자체 사이의 유지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는 국가하천으로 일원화된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라뱃길과 한강, 서해로 이어지는 친환경 생태벨트로 조성해 부천을 대표하는 생태문화공간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평양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조우하고 있다.

◆ “DJ가 일궈낸 남북 평화는 어디에…사드배치 신중해야”

김 전 대통령의 직계인 설 의원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논란에 대해 착잡한 심경을 숨기지 못했다. 김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일궈낸 남북 화해 분위기는 온 데 간 데 없고, 대결 구도의 고착화가 다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 의원은 “지난 9년 동안의 ‘이명박근혜 정권’이 대북압박을 고집했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더욱 빈번해졌다”며 “대화만이 한반도 긴장을 해결할 수 있는데, 전 정부는 개성공단까지 폐쇄하고 졸속으로 사드배치를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려면서 “사드배치가 진행되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구도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사드배치는 찬반을 넘어 국가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인 만큼 국회의 비준동의를 얻고 환경평가 등 필요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도 자국 영토인 괌에 사드를 배치할 때 환경영향평가를 23개월 동안이나 했는데 대한민국도 충분한 검토를 거쳐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며 “국가절차에 맞는지, 법적 조건이 맞는지,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반드시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재차 말했다.

설훈 의원

◆ “교육에 여야는 없다…재정 확충해 맘 놓고 공부하는 세상 만들 것”

설 의원은 의정활동을 수행하면서 교육정책에 대한 전문가라는 평을 받아왔다. 실제 다독가로 알려진 그는 한 방송에 출연해 독서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현재 소속 상임위원회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다.

설 의원은 “교육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 여·야·정 입장을 떠나 재정 확충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그는 “고교 무상교육을 오는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해 2022년까지 완성하기로 했다”며 “2018년부터는 등록금 학자금대출이자를 낮춰 대학생의 학비 및 주거비 부담을 줄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설 의원은 “고교 무상교육 및 대학 등록금 완화에 들어가는 예산이 적지 않겠지만, 청년들은 나라의 미래며 이들이 학업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전했다.

대담: 국회 이민봉 기자 / 정리: 국회 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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