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권유 징계’ 서청원 “‘성완종 사건’ 때 도와달라고 요청한 홍준표…사퇴하라”
‘탈당 권유 징계’ 서청원 “‘성완종 사건’ 때 도와달라고 요청한 홍준표…사퇴하라”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10.2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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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노욕에 노추로 비난받지 마시고 노정객답게 당 떠나십시오”
서청원 한국당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인을 향한 당 윤리위원회의 '탈당 권유' 징계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 윤리위원회의 ‘탈당 권유’ 징계에 반발하며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대표는 새로운 보수의 가치와 미래를 담을 수 없는 정치인”이라며 “당과 나라를 위해 홍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품격 있고 깨끗한 지도자가 나와서 그를 중심으로 당이 새로워질 수 있도록 (홍 대표는)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며 “홍 대표는 지금이라도 각성하고 대표직을 사퇴하기 바란다”고 했다.

서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홍 대표를 향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대법원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라며 “그런 상황 자체가 야당 대표로서 결격사유”라고 비난했다.

특히 서 의원은 “다른 당의 대표는 홍 대표보다 훨씬 가벼운 혐의로 수사 중일 때 사퇴한데다 고(故)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대선후보, 대표로서뿐 아니라 일반당원으로서도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 대표의 구체적인 요청사항에 대해서는 취재진을 향해 “홍 대표에게 여러분이 물어보라”며 “만약 그 양반이 진실을 얘기하지 않을 때는 제가 진실의 증거를 내겠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새로운 희망을 위해 홍 대표 체제를 허무는 데 제가 앞장서겠다”며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어 “향후 홍 대표 퇴진을 위해 1차적으로 당 내외 법적 절차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며 친박을 규합한 집단행동도 예고했다.

또한 그는 “홍 대표는 당이 위기일 때 편법적 방법으로 대선후보가 되었고, 당헌·당규를 손보면서 대표가 됐다”며 홍 대표의 자격 여부를 당 윤리위에 제소하는 방안 등도 거론했다.

서 의원은 “(홍 대표는) 지금도 알량한 법 지식을 활용해 혹세무민하고 있다”며 “근신하고 자숙해야 할 사람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 내로남불식 징계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위기의 중심에는 홍 대표가 있다. 역주행만 하며 오만, 독선, 위선이 당원과 국민의 염원을 무력화시켰다. 최근 윤리위 징계사태는 설상가상”이라며 “이번 징계조치가 ‘정권에 잘 보여 자신의 재판에 선처를 바라기 위한 것’은 아닌지, ‘홍준표당’의 사당화를 위한 것은 많은 사람이 묻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서도 “탕아가 돌아오는데 양탄자를 깔아 환영해야 한다는 말이냐”며 “당론을 깨고 나간 사람들, 정권을 빼앗기도록 한 사람들이 영웅시돼서 돌아오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던 사람을 역적으로 몰고 내쫓으려는 정치문화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남아있는 나날’의 일독을 홍 대표에게 요구하면서 “이 책은 영국 귀족 집사의 이야기인데 집사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은 품위라고 쓰여 있다. 홍 대표는 막말을 너무 많이 한다. 국민이 아주 싫어한다.”고 했다.

서 의원의 이 같은 반발에 홍 대표는 “노욕에 노추로 비난받지 마시고 노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십시오”라고 요구했다.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 의원이 “고(故)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폭로한 데 대해 “수사 당시 전화해 ‘나에게 돈을 주었다는 윤 모 씨는 서 대표 사람 아니냐. 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냐. 자제시켜라.’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며 “그 이후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서 의원과 만난 일이나 전화 통화 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서 의원과) 만찬 시 회유 전화를 한 양 흘리면서 협박하는 것만 묵묵히 들었다”며 “그 후 서 의원 측근들이 찾아와 그를 출당시키면 폭로할 듯 협박하고 전화 녹취록이 있다고 하면서 검찰총장, 대법원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해 매장시키겠다고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협박만 하지 말고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해서 내가 회유를 했는지 아니면 거짓증언 하지 말라고 요구했는지 판단을 한번 받아보자”며 “유치한 협박에 넘어갈 홍준표로 봤다면 참으로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서 의원이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수감됐을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면을 적극 건의했던 일을 언급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적반하장으로 달려드는 것은 무슨 양심이 남아서인지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 의원이 자신의 당원권 및 대표 자격을 문제 삼은 데 대해 “지난 대선 때 당의 요청대로 징계해제 신청을 했고 당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당원권 정지를 정지해 현재 당원 신분을 갖고 있다”며 “자신들의 부정을 숨기기 위해 나를 억울하게 누명 씌운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은 하지 않고 그것을 빙자해 당원권 시비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후안무치한 반발”이라고 했다.

홍 대표는 앞서 올린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준동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가는 길에 내우외환의 어려움이 닥쳐도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거침없이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 당 대표가 된 것이 아니다”라며 “잘못된 국정운영으로 국민 신뢰를 잃고 궤멸하는 한국의 보수우파들을 재건하라는 역사적 소명을 받고 당원과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 대표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시급한 일은 북핵이다. 방미하여 미국 조야에 한국민들의 전술핵 재배치 요청을 전달하고 오겠다.”며 “5000만 국민이 핵 인질이 된 이 상황을 타개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 여론 확산을 위해 23~27일까지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다.

국회 이민봉·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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