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경고인가 선거용 홍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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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 승인 2006.05.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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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머니투데이/뉴시스】

부동산 시장의 버블(거품)에 대한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 강도가 갈수록 세지고 있다.

'집값 하향 안정'이라는 구문 대신 '꼭짓점' '버블붕괴 시작' '급락'이라는 강도높은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당국자들은 한 목소리로 '집값 하락은 이제 대세'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여러가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집값 안정을 유도하기 위한 '구두개입' 또는 5.31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 정부 잇단 경고, 뭔가 있다?

최근들어 당국자들이 매일 돌아가면서 부동산 버블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7일에는 두 명의 재정경제부 관료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부동산 시장에 버블이 있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라며 "주택 수요자들은 시장동향을 잘 보고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이익을 입을 가능성이 농후하니까 스스로 잘 판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용민 세제실장도 다른 라디오 방송에 출연, "주택가격이 하향 안정세 징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 뒤 "부동산 가격이 급락해도 부양책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지난 2일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동산 '세금폭탄'은 아직 멀었다"고 발언한 이후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4일에는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지금은 부동산 거품을 걱정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부터는 '꼭짓점' '버블'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김용민 세제실장의 "부동산 꼭짓점에 와 있다"(12일) 추병직 건교부 장관의 "부동산 이미 버블 붕괴 시작"(16일) 등으로 발언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

▲ "버블붕괴 발언, 현재 분위기 반영한 것"

일각에서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국자들이 부동산대책을 홍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대책을 이만큼 했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 당국자들의 잦은 라디오 출연과 관련 '라디오는 당국자들의 친구'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에서 이미 여러가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는 해명이다.

윤영선 재경부 부동산실무기획단 부단장은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에 대해 "실제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단언했다. 버블 논란 자체가 현재 시장 심리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

윤 부단장은 "지금처럼 논란이 될 정도로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이 갈린 적이 없었다"며 "시장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고 수요와 공급에는 시장참가자들의 심리가 반영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계속 증가하던 아파트 거래건수가 최근 절반으로 떨어진 것도 수요 감소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특히 "보유세가 6월부터 통지되면 세부담 증가를 체감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1993년 토지초과이득세 부과 때도 세금고지서 통지 한달 전부터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10.29대책이나 8.31대책이 발표됐을 때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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