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전현희의 무한도전…치과의사→변호사→‘불모지’ 국회의원→‘어쩌면’ 서울시장
[특별인터뷰] 전현희의 무한도전…치과의사→변호사→‘불모지’ 국회의원→‘어쩌면’ 서울시장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11.2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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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민주당 의원

◆ “치과의사, 물론 좋지만…사회에 봉사하고 싶어 법조계로”

제20대 국회의원들은 저마다 내세울 만한 경력을 최소 하나씩은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서울 강남구을)은 놀랄 만한 이력을 세 개나 갖고 있다.

우선 민주당계 정당의 불모지였던 강남 지역에서 24년 만에 당선돼 원내에 입성했다. 강남구을 지역에는 ‘부르주아’들이 가장 많이 거주한다는 대치동이 있다. 그만큼 보수정당이 줄곧 강세를 보여왔다.

지난 2012년 열린 19대 총선에서 강남구을 지역구는 대통령 선거 기호 1번, 3선 의원, 열린우리당 의장, 통일부 장관의 이력을 소유한 정동영 현 국민의당 의원(4선·전북 전주시병)조차 20%가 넘는 득표율 차이로 낙선한 곳이다. 그만큼 전 의원의 지역구 관리가 빛을 발한 셈이다.

여기에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학습에서 최고점을 찍었다는 이력도 있다. 전 의원은 199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서울대학교 치의학과를 졸업해 1990년부터 치과의사로 근무했다.

치과대학에 입학하고 의사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도 험난한데, 안정된 치과의사직을 일단 포기하고 변호사로 변신한 이력도 이채롭다. 이를 통해 전 의원은 대한민국 최초의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전 의원은 이 같은 도전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치과의사도 보람이 있는 직업이지만 활동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조금 답답함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사회에 깊숙이 뛰어들어 사람들과 호흡하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봉사 또는 헌신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며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변호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전현희 의원이 개관을 앞둔 강남구 세곡동 한옥마을 어린이도서관을 점검하고 있다.

◆ “‘험지’ 강남도 부익부빈익빈…우선 어려운 이들 위해”

또 전 의원은 24년 만에 민주당계 의원으로 입성한 강남구을 지역에 대해 “사실상 대한민국의 모순이 집약돼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엄청난 부자동네이기도 하면서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이 있을까 할 만큼 어려운 서민이 많이 살고 있다”며 “구룡마을, 달터마을, 수정마을, 재건마을 등 4곳이 있는데, 구룡마을은 전부 판자촌이라 개별 화장실이 없고 겨울만 되면 꽁꽁 얼어 화장실을 가기 위해 아침마다 줄을 서 있다”고 전했다. 또 “전깃줄이 화재에 노출돼 있다”며 “실제 지난 겨울 화재로 몇 분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정치인은 부자나 못 사는 사람이나 다 챙기는 게 의무지만,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욱 힘이 되는 것이 기본”이라며 “국정감사나 상임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분들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우리 동네에서 어려운 판자촌 마을에 관심을 두고 챙긴다”며 “국감 전에도 이곳을 방문해 이분들을 도와드릴 게 없을까 살펴봤다”고 전했다. 또 “얼마 전 동네주민들이 곧 철거 위기에 놓였다”며 “그 부분에 있어서 단식 농성 등 하는 중인데, 방문해서 그분들을 위로했다”고 말했다.

전현희 의원이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文 정부 부동산 정책 동의하는데…강남 민원은 또 딜레마”

전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다. 교통 및 건설 등의 현안을 논의하기 때문에 지역구 발전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입성 경쟁률이 치열한 상임위다. 그는 국토위원으로서 활동에 대해 “판자촌 거주민과 같이 어려운 분들의 주거복지가 가장 현안”이라며 “현행법으로 쉽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주민들과 상의하면서 입법을 통해 정책적으로 이분들께 힘이 될 수 있는 방법 없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 의원은 강남이라는 지역구에서 민주당 의원으로 지내는 고충도 전했다. 그는 “8.2 부동산종합대책이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전격적으로 발표한 정책인데, 사실상 재건축이 활성화된 우리 동네 개포동 일대를 겨냥한 정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 의원 입장에서는 부동산 투기 정책에 관해 전체적으로 공감하지만, 지역구 의원 입장에서는 지역구 주민들의 민원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전 의원은 “정부가 정당성을 가진 정책을 펼칠 때 여당 의원으로서 전폭적으로 정책을 뒷받침하는 게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주민들의 민원을 살피는 것도 당연하기에 딜레마에 처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투기를 잡아야 한다는 명분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그 와중에도 실질적으로 우리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중 1가구 2주택 소유자도 있는데, 오랜 기간 거주해 투기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투기꾼으로 오해받는, 그래서 역으로 피해를 받는 분들에 대해선 실거주자를 구제해야 한다고 건의했고, 이에 대한 대책을 정부 측으로부터 이끌어 냈다”고 전했다.

전현희 의원이 세곡동 경로잔치에서 어르신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서울시장 출마설, 일단 지역구 관리부터 철저히”

전 의원은 험지에서 당선되면서 거물급 정치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치과의사 및 변호사 이력에 더해 고려대학교 의료법학 석사학위까지 취득해 보건복지에 대한 노하우도 상당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로 인해 내년 6월 열리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으로 자연스럽게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의 지지율이 줄곧 선두를 달리기에 만일 전 의원이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다면 당선될 확률도 그만큼 높은 셈이다.

하지만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에 대해 확실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언론에 계속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데,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실제로 주위에서 많은 권유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우리 동네가 서울시의 현안사업이 많다 보니 지역주민들도 그런 것을 많이 요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러 가지로 지금은 요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고, 우리 지역이 서울시에서 챙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 부분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인터넷언론인연대회 공동취재 / 대담: 국회 이민봉 기자 / 정리: 국회 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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