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우리가 사람밖에 더 있을까
<덕암칼럼> 우리가 사람밖에 더 있을까
  • 경인매일 회장 德岩 金均式 kyunsik@daum.net
  • 승인 2017.11.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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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과 밑으로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위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버티고 있는 대한민국, 과거사를 돌아보면 왜군들의 노략질과 오랑캐의 침략으로 잠시도 편할 날이 없었던 나라였다.

한 번씩 살육전이 지나칠 때마다 국보급 보물은 만신창이가 되어 너도나도 챙겨가고 그나마 남은 문화재로 우리 조상들의 위대한 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우리 민족의 우수성이야말로 전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최상급이다.

지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을 최고 꾀라고 단정 짓고 ‘메이딘 차이나’란 메이커 자체를 완전 무시한다. 한때 지구정복을 꿈꾸던 군사 대국, 경제 대국 일본에 대해서도 ‘쪽바리’로 일축해버리고 북한 핵무기 논란에 대해서도 자꾸 겁주지 말고 한판 붙어보자며 전쟁을 전자오락 정도로 여기는 담력을 지니고 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연말을 맞이하여 삼삼오오 모인 술자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한반도 위기설에 대해 제 3국에서도 자국민 대피연습을 하는 마당에 정작 같은 한반도 내에 거주하는 우리 대한민국은 설마 또는 할테면 해보란 식이다. 일각에서는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을 안 하겠다”며 어차피 터지면 갈 데도 없는 마당에 한번 붙어보자는 이판사판식 호언장담도 듣게 된다.

반대로 미국 하와이 주(州)에서는 오는 12월 1일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한 주민대피 훈련을 실시한다고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전했다. 대피훈련 대상자는 140만 전체 주민이 될 것이라고 LAT는 전했다. 하여간 대단한 민족이다. 전 세계 자동차 탑승자들이 안전벨트를 매도 달리는 버스 그 좁은 복도에서 음주가무를 무난히 치러내는 유일한 국가다.

각설하고, 우리나라 재산이 뭐가 있을까, 사우디 마냥 파이프만 갖다 꽂으면 석유가 펑펑 나올까. 북한처럼 석유와 회토류가 천문학적으로 많이 매장되어 있을까, 오직 사람이다.

11월 26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국제경쟁력센터의 2017 세계 인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인재 경쟁력 지수는 100점 만점에 55.82점으로 조사 대상 63개국 중 39위이며 2015년 32위에 비해서는 7계단 추락했다.

경쟁력 있는 경제에 필요한 대학 교육은 53위에 그쳤으며 국제적 경험과 삶의 질은 각각 51위와 50위에 머물렀고 학업 성취도만이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턱걸이 했다. 인재 경쟁력 지수가 높은 나라는 100점을 기록한 스위스였으며 덴마크와 벨기에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각각 2위와 3위를 유지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12위와 13위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높았고 일본도 31위로 한국보다 앞섰다.

다시 짚어보자면 엊그제 수능을 마친 학생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홀가분하다는 공통점을 볼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시작된 급우들과의 경쟁이 12년 만에 마치게 된 셈이다.

각자의 재능에 대한 개발보다는 획일적인 교육방침이 문제다. 말로야 창의·인성 등 온갖 미사여구를 다 갖다 붙이지만 정작 교실 안에만 들어서면 상황은 달라질 게 없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인재보고서에 한국의 순위가 올라가려면 지금 교육제도로서는 미래가 어둡다. 유일하게 사람이 재산인 한국이 사람을 길러낼 정책은 뒤로 미루고 당장 입에 풀칠한 일자리 마련에 급급하다. 차라리 굶겨라, 궁즉통 이라했다.

어설픈 부양책은 늘 물고기 한 마리를 던져주는 것과 같다. 지금이라도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인재 한 명이 자동차 천대 수출보다 가치가 있고 축구, 골프, 등 스포츠 선수 한명이 국가 브랜드 향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수능 잘 쳐서 좋은 대학가서 좋은 직장 얻는 것만이 길이 아니라 그만큼 사회적 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환경을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인재를 출산하기 좋은 환경, 인재로 키우기 좋은 환경, 사람이 사람대우받는 그런 사회가 한국의 미래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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