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외교에도 역지사지의 묘미를
<덕암칼럼>외교에도 역지사지의 묘미를
  • 경인매일 회장 德岩 金均式 kmaeil86@naver.com
  • 승인 2017.12.18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가운데 나라?

지구촌의 중심 역할을 자처하며 미국과 대등한 외교의 선상에선 중화인민공화국은 13억7천만 명의 90%의 한족과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곳이다.

반면 한국은 인구 5천만에 많은 분야에서 비교되기 어려울 만큼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를 두고 중국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의 전언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상부의 지시 없이는 어느 것 하나도 행하지 않는 명령체계가 명확한 곳이라고 한다.

경위를 떠나 한국 언론인에 대한 폭행사태는 함께 동행한 국가원수에 대한 결례, 그 이상의 모독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동행하는 미국기자들에게도 똑같이 그럴 수 있었는지, 아니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국내 경비 용역원들이 중국 기자들을 개 패듯 팰 수 있는지 되물어 볼 일이다.

다만 이번 기자 폭행과 관련하여 한국 언론에 보도된 일부 내용을 볼 때 당시 상황이 다소 어수선하고 분주하긴 했지만 청와대 직원들은 대통령을 밀착 경호에 집중했고 중국 공안 소속으로 추정되는 경호원들이 부스로 들어가려는 기자단과 청와대 직원들의 접근을 막아서면서 사건이 시작된 것을 알려졌다.

공안들은 사전에 비표를 제시해도 막무가내로 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한국 취재진들은 스톱(stop)을 외쳤지만 소용 없었다는 내용이다.

말 한마디라도 영어 대신 중국어로 러엉징디앤, 하오하오수워후와바(좀 침착합시다, 말로 합시다)로 설득했거나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어렵게 추진한 국가 원수의 외교에 흠집이 나진 않았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폭행은 어떤 경우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국빈 방문에 대해 이런 경우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약 15년 전 한국인이 중국으로 진출해 싼 인건비에 가정부는 물론, 운전기사까지 거느리며 대단한 우월감에 젖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은 우리 한국인의 시각에서 볼 때 지저분하고 기름기 번지르르 흐르는 일명 짱꽤 정도로 인식되고 있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적잖은 한국인들의 인식 속에는 거대한 나라 중국에 대해 중국산 이라 하면 무조건적인 싸구려 브랜드로 각인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일부 상인들이 싸고 좋은 것만 찾는 한국인들의 구매 특성에 맞춘 것이 짝퉁의 만연으로 이어졌고 종래에는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만만하게 보는 시발점이 된 것이다.

과연 그럴까 지구촌에서 진귀한 먹거리나 문화, 역사 등 상상 그 이상의 관광요소는 물론 가공할 위력의 군사력까지 갖춘 중국을 지구촌 모든 국가들이 두려워하고 소위 알아서 기고 있다.

언젠가부터 중국은 자국의 청소년들을 인재로 배양하여 전 세계 국가로 유학을 보낸 정책을 펼쳐왔다.

각국의 장점을 벤치마킹 하여 자국의 정책에 반영하고 100년지 대계의 미래를 내다보는 선견지명의 실천을 강행해 왔다.

한국의 청소년들이 대입 지옥문을 향해 치열하게 동급생과의 전쟁을 벌이며 사교육에 충실하던 시절이었다. 결과, 지금 그들의 대 국민 정책은 13억 7천을 통제할 만큼 다양하고 장전된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으며 반면 한국에서는 그나마 다녀온 외교마저 야당대표가 조공이니 굴욕이니 하며 이웃나라에 가서도 자국의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모두 누워서 침 뱉기임에도 분열 증세는 안에서 새는 쪽박이 밖에서도 새는 형국을 보여주었다. 아직도 중국 관광에서 가장 불편한 점은 화장실이다. 용변을 보면서 옆 사람을 볼 수 있고 심지어 남녀 화장실이 따로 없는 나라, 오죽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화장실개선사업에 2년간 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을까. 한국은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역지사지 입장을 바꿔 이길 자신이 없거나 상대가 안 되면 피해 가거나 달래서 같이 사는 방법도 피 흘리지 않고 공생할 수 있는 길이다.

이번처럼 한국 기자들을 폭행하는 중국의 무식한 결례는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한국에 대한 그들의 건방이자 거만이자 자신감이라는 점이다. 해결책은 없을까.

이제 자라는 청소년들이 중국의 청소년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각 분야에 깊숙이 자리매김하여 글자 그대로 글로벌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방법일 것이다.

최소한 우리 후손들까지 얻어맞지 않으려면 그들이 말과, 풍습과 역사문화까지 공유하며 서로를 존중해주고 배려하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대륙인들의 기질을 인정하고 한번 신뢰를 얻으면 쉽게 변하지 않는 특성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중요 경제 포인트에 중국 화교들의 재정이 버티고 중국 고위직들의 개인금고가 투명해지지 않는 한 강대국들의 상생은 약소국가의 희생을 담보로 할 수 밖에 없다.

한반도는 묻힌 자원도, 볼만한 관광지도, 대단한 기술력도 없지만 우리에겐 뛰어난 민족혼과 오뚝이 처럼 열 번 백번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저력이 있지 않은가.

후손들이 대접받고 살 수 있는 미래를 신중히 연구해 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