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성완종 리스트’ 무죄 확정…“폐목강심의 2년8개월 세월”
홍준표, ‘성완종 리스트’ 무죄 확정…“폐목강심의 2년8개월 세월”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12.23 0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 검사, 증거 조작…조강특위로 조직 혁신할 것”
'성완종 리스트'와 롼련,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홍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받았지만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대법원은 2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대표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지었다.

홍 대표는 지난 2011년 6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 윤 모 씨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9월 열린 1심은 ‘뇌물을 전달했다’는 윤씨의 진술을 토대로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6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다. 다만 홍 대표가 당시 현직 도지사인 점을 고려해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는 “홍 대표가 평소 친분이 없던 성 전 회장에게서 1억 원을 받을 동기가 뚜렷하지 않고, 오히려 금품 전달자인 윤씨가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고법은 윤씨의 진술내용에 추상적인 내용이 많고 일관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진술과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금액을 전달했다는 시기에 국회 의원회관이 공사 중이었던 점 등에서 진술에 모순이 있는 점도 지적됐다.

결국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 사건은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성 전 회장이 지난 2015년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한 기자와 전화로 인터뷰를 하면서 홍 대표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폭로해 대대적으로 불거졌다.

이후 검찰은 수사 끝에 ‘성완종 리스트’로 불리는 성 전 회장의 자필 메모에 ‘홍준표 1억’이라는 문구가 있을 뿐 아니라 생전에 남긴 육성 녹음에서도 윤씨를 통해 1억 원을 줬다는 주장이 확인됐다는 이유로 홍 대표를 기소했다.

홍 대표는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누명을 벗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년 8개월 동안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휘말려 폐목강심(閉目降心·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힌다)의 세월을 보냈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저를 둘러싼 음해와 질곡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제 한국 보수우파를 중심으로 이 나라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완전히 벗어던짐에 따라 한국당은 ‘홍준표 리더십’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도 이를 감안한 듯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통해 조직혁신을 마무리하고 정책혁신을 통해 한국당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며 “제2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는 정책혁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일부 검사들에 의한 증거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증거를 조작한 검사들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며 “요즘 검사들은 사건을 수사하는 게 아니라 만들고 있는데, 공판 과정에서 확정된 검사의 증거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성완종 리스트’ 수사팀장을 맡았던 문무일 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문 검찰총장이 그런 식(증거조작)으로 지시했다고 믿지 않는다”며 “증거를 조작한 검사들이 있지만 문 총장이 가담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본인과 함께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이 전 총리에 대해서는 “이 전 총리도 명예회복을 원할 것”이라며 “이 전 총리가 원하면 당이 돕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홍 대표의 무죄 선고에 대해 “사필귀정이고 무척 기쁜 일”이라고 밝혔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내고 “홍 대표가 오랜 기간 긴 터널을 뚫고 나왔듯이 한국당도 탄핵 이후 오랜 침체를 딛고 다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또 “확고한 홍 대표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인적·조직·정책 혁신에 매진하여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이민봉·박정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