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전당원 투표, 통합찬성 74.6%…국민-바른 ‘한 지붕’ 가시화
국민의당 전당원 투표, 통합찬성 74.6%…국민-바른 ‘한 지붕’ 가시화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12.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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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압도적으로 재신임”…호남 반대파 “투표 자체가 무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1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발언을 전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본인의 대표 직위를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성 여부에 대한 전당원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의견이 70% 넘게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이 31일 발표한 전당원 투표 결과,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성 의견은 74.6%를 기록했다.

이로써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 통합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호남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통합반대파는 불복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투표 참여율이 23.0%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기준미달인 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통합 반대 의견이 더 높다면서 안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통합반대파는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추진 중단 및 안 대표의 퇴진을 주장했다. 이로 인해 앞으로도 국민의당 내부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는 3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7~30일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전화투표를 통해 바른정당과의 통합 및 안철수 대표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74.6%가 통합 및 재신임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은 25.4%로 나타났다.

이번 투표에는 전체 선거인 26만437명 중 5만9911명이 참여해 최종 투표율이 23.00%로 집계됐다.

이동섭 선관위원장은 “통합추진과 관련한 안 대표 재신임 투표에서 재신임이 확정됐음을 선포한다”고 선언했다.

안 대표는 투표결과 발표 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 당원 여러분께서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셨다”며 “약 6만 당원이 투표에 참여해 4만5000여 분이 통합에 추진하는 저를 재신임해 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좌고우면 하지 않고 통합의 길로 전진하겠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투표율 3분의 1 미만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법원이 판단했다”며 “법적으로도 정당성이 없는 주장이라는 점을 법원이 확인했다”고 일축했다. 또 박지원 전 대표의 예를 들며 “박 전 대표가 당선된 전당대회도 투표율이 19%에 불과했다”며 “(통합 반대파의) 논리대로라면 10%도 못 받은 분인데, 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셨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인사들이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를 비롯한 호남 중진 중심 통합 반대파 역시 발표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 결과 불복 의사를 전했다.

투표율이 전체 당원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해 당헌당규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투표 자체에 대해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통합 반대파 의원들로 구성된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당헌당규에 명시된 최소 투표율 ‘3분의 1’ 기준에 못 미친 이번 투표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대한 반대이자, 안 대표에 대한 명백한 불신임의 표시”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들은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 시간에 ‘탈당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받은 운동본부 대변인 최경환 의원은 “국민의당을 살리고 지켜내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안 대표를 비롯해 당 분열과 혼란, 보수 야합으로 나가는 세력이 탈당해야 한다”고 답했다.

탈당 대신 당내 강경 투쟁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단 정계 일각에서는 전자투표 방식을 도입한 전당대회를 통해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전당대회 의장이 통합 반대파인 이상돈 의원이라는 점이 변수다.

안 대표가 퇴진하지 않을 경우 반대파가 탈당을 감행해 별도로 전당대회를 열고 신당 창당을 추진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최 의원은 “(그런 안이 있다고) 보도는 나왔는데, 이는 실무자가 만든 안일뿐,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아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투표 결과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안 대표가 재신임을 받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에 찬성하는 당원들의 뜻이 확인됐다”며 “당원 투표결과를 환영하고,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국민의당은 통합 찬성과 반대 측이 대립해왔다”며 “이번 당원투표를 계기로 통합에 관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동섭 선관위원장의 결과 발표 도중 한 남성이 당사에 난입해 단상을 발로 차는 등 폭력사태도 발생했다.

호남 지역 당원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안철수가 그렇게 돈이 많냐”며 욕설이 섞인 고함을 질렀다.

당직자들이 이 남성을 끌고 나가는 과정에서 서로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붓는 등 난동이 벌어졌다. 이 남성은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연행됐다.

국회 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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