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소속 의원들과 원외위원장들이 기습 탈당 후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박인숙 의원을 맹비난했다. 1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는 사실상 박 의원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권오을 최고위원은 “변절로 국민을 우롱한 대가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동 사무총장은 “쫓기듯 빠져나가는 뒷모습이 처량하다”며 “당원과 국민의 여망을 짓밟고 나갔다”고 비난했다.
그나마 유승민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유 대표는 “(박 의원의 탈당 계획은) 저를 포함해서 아무도 몰랐다”며 “경위가 어찌 됐든 당 대표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는지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갈 길은 흔들림 없이 계속 가겠다”고 덧붙였다.
오신환 원내대표는“지난 (김세연 의원의) 탈당은 예고돼 있었는데 어제 탈당은 갑작스러웠다”며 “스스로 돌이켜보며 내가 뭘 잘못했을까, 우리가 가는 길이 뭐가 문제인지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 원내대표는 “어젯밤 몹시 잠을 설쳤다”면서 “가까스로 잠들었지만, 악몽에 시달렸다”고 말하면서 원외위원장들을 향해 “유 대표와 손잡고 함께 힘을 내서 죽음의 계곡을 넘자”고 당부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원래 감기에 잘 걸리는데 어쩐지 징조가 안 좋았다”며 “이제 당은 비상국면인데, 이미 신당은 창당됐다고 생각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지지를 많이 받을 수 있는 당이 되도록 모든 지혜를 모으자”고 말했다.
초대 당 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도 힘들지만 의기투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의원은 “지금 우리는 구태정치와 전쟁에 나섰다”며 “1~2명의 이탈자가 있다고 이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분들, 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당당하게 하자.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전투원이 돼 달라.”고 독려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당에서 통합에 나선 분들도 구태정치와의 전쟁에 나선 분들”이라며 “우리가 마련한 바른정당이라는 진지가 부족하다면 새 진지를 구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신당 창당”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박정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