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병·식·신(兵·食·信)
<칼럼>병·식·신(兵·食·信)
  • 김동초 기자 chodong21@hanmail.net
  • 승인 2018.02.0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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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 전, 공자에게 평소 질문이 매우 많던 제자 한 사람이 찾아와 정치에 반드시 필요한 것을 물어보자 대답한 3가지 라네.

난 누가 물어보면 민주니 양심이니 평등이니 설레발을 쳤을 것 같은 데, 공자는 이 3가지를 제시했데.

내용인즉슨‘병’은 군사력인 힘, 즉 안보를 뜻하고‘식’은 먹고 사는 것, 결국 쩐(錢)이지 뭐, 즉 경제를 뜻하며‘신’은 말 그대로 서로를 믿어야 된다는 아주 고리타분한 말을 했데.

그러자 아주 부득이하게 한 가지를 버려야 할 경우에는 무엇을 버리느냐고 물었지, 공자는 서슴없이‘병’이라고 얘기했데. 그럼 두 번째로 버려 할 경우가 생기면 무엇을 버리느냐고 물었고 공자는 숨도 안 쉬고‘식’이라고 얘기 했다는 거야, 제자는 그럼 마지막으로 ‘신’이 남는데 그 이유가 뭐냐고 물은 거야, 공자는 측은 한 듯이 제자를 보고 답을 했다지.

“이 병신아 왕과 백성이 믿음이 없으면 안보나 경제가 무슨 소용이 있냐”고 대답했데.
즉 無信不立이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었지만 속물적인 내 생각엔 요즘 세상엔 공자말대로 정치를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바로 망가지는 지름길인데, 보수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이 선거 때마다 앵무새처럼 안보와 경제를 팔아 수 십 년 동안 정권을 잡고 분탕질을 쳤잖아.

국민들 등골에 빨대 꼽고 아주 쪽쪽 다 빨아 먹었잖아, 지금도 똑같은 프레임으로 국민을 정말 쇼트로 보며 장난질을 치고 있잖아.
아직도 틈만 나면 좌파니 북한의 대변인이니 하수인이니 입에 똥거품을 물고 있고, 그리고 이번에 훌륭하신 판사께서 아주 기가 차게 처리 한 이재용 판결 사건을 한 번 봐.

어떤 사람은 라면과 생필품 몇 개 훔쳤다고 3년형을 받고, 어느 사람은 최순실 뒈지는 거 돕겠다고 포크레인 몰고 대 검찰청에 들이닥쳤다가 바로 교도소 간걸로 알고 있는 데, 이런 세상에 뭔‘信’을 씨부렁거리고 있냐, 신경질나게, 슬쩍 한번 양심팔고 뒤통수 근질거리지만 잘 하면 3대가 엄청 잘 처먹고 사는 세상인데, 그깟 양심과 정의가 뭐야? 적당히 타락하고 적당히 속물스럽게 적당히 쪽팔려도 잘 먹고 잘 사는 게 현대의 생존법칙 아닌가?

그냥 적당히 적당히 살아, 인생 뭐 있어.

유럽의 어느 여류시인 묘지의 묘비명이 아조 인상적이었지, 묘비명 왈 “불려갔다” 혹시 검찰에 불려간 건 아니 겠지만, 암튼 살아있을 때 낙천주의자라고 알려졌던 이 여류시인은 묘비병도 걸작이었어.

또 어떤 인간은 “유효기간 끝났음”이라 했데, 식품회사 근무했던 인간일지는 몰라도 죽이는 문구야, 또 어떤 이는 손님이 왔는데 일어나지 못해 유감입니다 라고 썼데, 예의 하나로 풀칠하던 인간이었을까?

암튼 괜찮은 인간들이었을 거야. 우리나라처럼 판사들이 이상한 판결이나 내리고 성적 갑질이나 일삼고 오리발이나 내미는 검사들이 판치는 세상과는 많이 달라.
우리나라 정치인들이나 권력자들은 일단 오리발 몇 다스 정도 준비는 하는 것이 필수인 것 같아 그래도 요즘 정권이 바뀌고 적폐들이 탈탈 털리는 걸 보면 희망이 올 것도 같고, 암튼 한국인 똑똑하고 우수한 데 왜 이리 양심적이며 헌신적인 인물들이 부족한지 모르겠어.

그나마 이순신 같은 걸출한 인물이 썩어문드러진 왕조에 산소 호흡기를 껴줘 한 300년 정도 더 연명하다 왜놈들에게 재 절명당해 40년 가까이 엉망으로 참혹하게 유린당했었잖아.

왜놈들이 지금은 ‘칼’대신 ‘쩐’으로 집어삼킬 준비를 하고 있잖아. 아베노유키 그놈이 다시 온다고 장담했잖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꼭 공수처가 생겨야 정신 차릴거니? 제발 골 좀 열고 신선하고 양심적인 공기 좀 집어넣고 살자. 자식들에게 쪽팔리지도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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