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
[덕암칼럼]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
  • 경인매일 회장 德岩 金均式 kmaeil86@naver.com
  • 승인 2018.03.19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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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석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등장한 세월호 관련 민민 갈등이 안산을 반으로 나누고 있다.

안산시는 오는 4월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이하여 ‘추모공원 건립 50인 건립위원회’를 발표했고 찬반양론의 결정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반대로 인근 주민들은 추모공원 건립예정지인 화랑유원지가 시민 휴식공간이라는 이유로 반대 견해를 표명했다.

안산은 세월호 참사의 직격탄을 맞은 가장 피해 도시로서 당년도에는 한 집 건너 초상집이라 할 만큼 침울한 분위기로 휩싸여 건배조차 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도심 곳곳에는 노란 깃발이 나부끼며 슬픔을 상징했고 몇 해가 지날 동안 세월호 참사의 진원지는 경기도 안산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 사고 발생지는 진도 앞바다였지만 승객들 대부분이 단원고 학생이다 보니 단원고가 있는 안산시에 정부 합동분향소가 설치되면서 안산이 세월호 참사의 진원지로 각인됐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경악할 사건으로 기록되면서 오는 4월 16일 4주기는 특별한 날이기도 하다.

문제는 추모공원 건립 장소로 지목된 화랑유원지가 안산시 단원구 심장부에 위치한다는 점 때문에 이를 추진하려는 유족 측과 반대하려는 주민들의 양론이 단순한 대립을 넘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그중 하나가 지방선거판의 도구로 악용된다는 점이다.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과 지방선거는 분명, 별개의 사안이다. 일단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 그 이유만으로 한 표라도 더 얻을 것이고 당선되고 보자는 식으로 반대하는 예비후보들이 하나씩 늘어나면서 당리당략의 명분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찬성, 나머지는 반대, 이제 겨우 잠들어가는 참사의 악몽이 선거전의 흉기로 돌변해가고 있다.

하고 많은 선거공약 놔두고 후보자신의 당선에만 눈이 어두운 형국이다. 어쩌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생목숨이 수장된 아이들 입장에서는 어른들의 이 같은 논쟁이 더 잔인하게 여겨질지 모른다.

진정한 시민의 대표가 되려면 시민을 존중하고 시의 발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공약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추모공원 반대라며 침을 튀기는 후보나 이를 부추기는 참모들이나 캠프 수준을 드러내는 기준점이다.

진정 민심을 얻으려면 지역의 분야별 정책과 미래지향적인 대안 제시를 마련하는 것이 정직하고 올바른 후보의 모습일 것이다.

대안 제시를 하자면 최종 판단은 시민이 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찬성자만 모아서 형식적인 요식행위로 판을 짤 것도 아니고 의미도 모르고 표에 눈이 어두워 반대에 목이 터지라 외쳐서도 안 될 일이다.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지 지정의 실질적인 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여 안산지역만 선거투표 시 찬반을 별도의 투표함을 통해 결과치를 얻는 것도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

다만 찬반 양측의 입장이 사실을 토대로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것과 향후 수백 년을 존치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 더는 정치판의 전쟁 도구가 되지 말아야 한다. 최소한 먼저 간 아이들의 처지를 생각한다면 양쪽 모두 입을 다물고 뜻을 모으고 현명한 선택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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