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공원 조성 둘러 싼 깊은 갈등의 골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 둘러 싼 깊은 갈등의 골
  • 윤성민 기자 yyssm@naver.com
  • 승인 2018.04.02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월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제종길 안산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을 천명한 후 안산의 분위기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2일, 「화랑유원지세월호납골당결사반대시민행동」(이하 화랑시민행동)은 안산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랑유원지 세월호 납골당 절대 불가"를 선언했다.

화랑시민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추모시설 건립이 날치기로 통과된 점 △반대하는 시민들을 가짜뉴스 날조범으로 몰아간 점 △시민들과 시민 편에 선 정치인을 싸잡아 비난 한 점 등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정치꾼'들의 세 가지 행태를 비판하고 이들의 행동을 "세월호에 희생된 어린 학생들을 병풍삼아 자신들의 정치적 야욕을 채우는데 혈안이 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회견문을 낭독한 화랑시민행동 정창옥 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를 악용한 정치꾼들을 '악어'에 비유하며 "악어는 한 번 먹잇감을 물면 턱이 부서져도 놓지 않는다"며 "잔인하게도 정치꾼과 전문운동꾼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확실한 밥줄이고 돈줄이자 정치 생명줄이었다"고 말했다.
또 "고도의 선수들인 전문운동꾼들로부터 (안산을)지켜내자"며 "우리 안산 시민의 힘으로 아름다운 우리 안산을 지켜내자"고 덧붙였다.

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둔 상황에서 벌어지는 첨예한 정치 대립은 시의 분열까지 일으키며 민민(民民)갈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민중당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규탄하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이를 정치적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된 안산시민단체의 기자회견에서는 "정부의 방해로 인해 세월호의 진상이 아직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못 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하나가 돼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에 힘을 모을 때"라며 추모공원 조성에 환영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미 화랑유원지 내 봉안시설에 대한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안산시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세월호 사고의 정치적 이용을 통해 시민들을 기만하여 발생할 혼란과 갈등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제종길 시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안산시민의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반대단체들은 지난달 열린 세월호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조성 간담회에서 제종길 안산시장을 을사오적 중 하나인 이완용에 비유하며 "안산을 어둠과 잿빛의 도시로 팔아먹으려고 한다"고 규정하고 "안산시민의 전유물인 화랑유원지를 지난 4년도 모자라 향후에도 세월호 유가족들 손에 쥐어주려고 하는 제 시장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 잡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의회와 시민들의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을 둘러싸고 폭력사태가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달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을 반대하며 1인시위를 진행하던 시민 정 모 씨를 이 모 씨가 폭행한 것이다.

정씨를 폭행한 이모씨는 출동한 경찰에게까지 "혐오스런 시위를 왜 방관하느냐"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제종길 시장의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 발표 이후 시민과 정치권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안산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어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