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
‘남북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
  • 이민봉 기자 lmb0313@nate.com
  • 승인 2018.05.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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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이던 남북고위급회담이 채 10시간을 남기지 않은 당일 새벽, 北의 일방적 통보로 무기한 연기됐다.

북한은 이날 새벽 12시 30분경,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를 비난하며 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는 15일 우리 측에 '고위급회담을 16일에 개최하자'고 북이 제안한 지 15시간 만에 이뤄진 무기한 연기 통보다.

통일부는 이날 새벽 북측의 '회담 중지' 통지문이 전해지자 고위급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장관을 비롯한 간부들이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채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미국 공군은 지난 11일부터 2주간 한·미 연합작전 능력을 높이기 위해 맥스선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맥스선더는 미 공군의 레드 플래그(RED FLAG) 훈련을 벤치마킹해 한·미 공군이 연 2회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연합훈련이다. 전반기는 한국 공군, 후반기는 미 공군이 주도한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 8대가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F-22 랩터가 대규모로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정부는 남북 고위급회담 취소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이 훈련이 한미동맹 차원의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을 차질없이 준비해 나간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은 맥스선더 훈련을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하며 한미 양국 정부를 비판했다. 특히 미국에 대해선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고위급 회담 전면 취소를 북한의 '남한 길들이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북한이 이번 고위급회담 취소로 최근 만들어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전면 뒤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어떠한 것도)통보받을 게 없다"며 "우리는 회담 계획을 계속 세울 것"이라고 말하고 "김정은(국무위원장)은 우리가 이러한 합동훈련을 진행하는 것이 미국에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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