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과거의 과부와 현대의 돌싱녀
[덕암칼럼] 과거의 과부와 현대의 돌싱녀
  • 경인매일 회장 德岩 金均式 kyunsik@daum.net
  • 승인 2018.06.22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0년 12월 국제연합(UN) 총회에서 매년 6월 23일을 특정 국가의 여성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문화권에서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의 대상이 되는 사별 여성들과 어린이들의 고통을 알리고 지원하기 위해서 지정한 날이다.

현재 세계에는 2억5,900만 명의 과부가 5억8,500만 명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 그 가운데 과부 1억1,500만 명이 가난 때문에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배우자의 사망 후 여성의 재산 상속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권의 과부 여성들은 사별 후 재산을 박탈당하고 빈곤의 늪에 빠질 뿐만 아니라 성매매와 강제 결혼, 신체적 학대, 강간, 표적 살인 등 범죄의 대상이 될 확률도 높다.

반면 한국의 경우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오랜 옛날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 가부장제도 아래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따라 목숨을 끊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이 더 지나 남편이 죽어도 따라 죽지 못하는 여인을 미망인이라 불렀고 여성의 정조만 강조하던 과부를 낮춘 말이 미망인이었으나 작금에는 아무 개의 미망인께서 라는 말로 높여 부르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느니 앞뒤가 안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부라는 단어는 듣는 입장에서 상당한 거부감이 있는 같은 말이라도 돌싱녀는 나름 센스가 더해진 듯한 명칭이다. 이혼의 이유를 보면 성격 차이, 경제적 사유, 외도, 고부 갈등 등의 가족 간의 갈등 등을 꼽을 수 있지만 혼인 신고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혼율이 더 높게 나올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결혼을 전제로 한다고 해도 동거라는 개념이 아직은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기에 바로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시대가 변해, 살아봐서 아니면 갈라 설수도 있다는 보편성이 확산되면서 과거문제로 사네마네 하는 것은 이제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으로 치부된다.

장작불에 가마솥과 얼음 깨고 빨래하시던 어머님들의 시집살이에는 이혼을 몹시도 두려워했다. 출가외인이라는 말과 함께 소박맞고 오는 여자에 대한 친정집의 냉정함은 믿을 데가 남편밖에 없다는 의식이 지배적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수 십년을 참아왔던 결과가 최근 황혼이혼율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과부 소리가 두렵지 않은 시대가 온 것이기도 하지만 여권신장에 대한 사회적 변화가 한몫을 하기도 했다. 돌아온 싱글이 자연스럽고 합리적 선택, 자신의 삶을 존중하는 용기로 비춰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혼자 사는 여자라고 업신여기는 시대도 지났다. 한집 건너 이혼이라는 말이 자연스런 상황에서 과부라는 계층은 형광등 교체나 벽에 못질하는 남자가 그리 대단히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마도 5년이나 10년쯤 지난 후 돌싱녀들의 가사 도우미 전문출장소가 신규 직종으로 생겨날 수도 있고 수입구조 또한 시대변화에 걸 맞는 정책이 입안되어 과부의 자녀양육이 개선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한부모 가정과 모자가정에 대한 각종 정부지원과 최근 발표된 아동수당지급 관련 정책을 보면 차별, 편견, 취업 등으로부터 점차 개선될 여지를 보여주고 있다. 향후 한국에서 과부라는 명칭이 홀로서기의 용기를 갖춘 의연한 어머니로 각인되고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여성 혼자 삶을 영위하는 결과에는 그만한 과정이 있었을 것이고 각자의 개인적인 운명과 환경에 주어진 현실이기 때문이다. 함께 사는 사회란 지위고하, 남녀노소와 신체적 장애를 막론하고 있는 그대로를 서로 존중하며 사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