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원내대표 사망... 드루킹 특검수사 방향 잃을까
노 원내대표 사망... 드루킹 특검수사 방향 잃을까
  • 이민봉 기자 lmb0313@nate.com
  • 승인 2018.07.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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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유서서 "금전받았으나 청탁과 무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61)가 23일 오전 한 아파트 현관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8분쯤 서울의 한 아파트 1층 현관 앞에서 노 원내대표가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투신장소로 보이는 아파트 17~18층 사이 계단에는 노 원내대표의 외투, 신분증이 포함된 지갑과 정의당 명함,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원내대표의 유서에는 "드루킹 관련 금전을 수수한 사실이 있으나 청탁은 없었다"는 내용과 함께 "가족, 특히 부인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가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로부터 정치자금 5000만원을 불법 수수한 혐의를 받아왔다. 또 경공모로부터 회당 2000만원의 강의료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노 원내대표는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지난 18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일원으로 미국을 함께 방문했던 노 원내대표는 미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떠한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조사를 한다고 하니, 성실하고 당당하게 임해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노 원내대표는 작가 유시민의 후임으로 지난 5일 부터 TV프로그램 ‘썰전’에 고정 출연할 만큼 진보논객으로서의 입지와 인지도 또한 드높아 각계의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백혜련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밝히고  “노회찬 의원은 우리나라 진보정치의 상징으로서 정치인이기 이전에 시대정신을 꿰뚫는 탁월한 정세분석가이자 촌철살인의 대가였다”며 “노회찬 의원은 척박했던 90년대 초부터 진보정치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던 진보정당 역사의 산 증인이었고, 뛰어난 대중성을 바탕으로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노회찬 의원의 비보를 전해들은 청와대도 23일 "노 의원이 편히 쉬시기를 빌겠다"고 애도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청원 답변 일정도 더불어 취소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23일 오전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 생방송에 출현해 '대통령님 힘 내세요'란 청원에 답하려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트위터 공지를 통해 "오늘 청원 답변을 연기한다"고 밝히고 "성의껏 답변을 드리고자 문 대통령이 직접 답하는 시간을 준비했지만, 오전에 전해진 가슴 아픈 소식 때문에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또 비보를 접한 허익범 특별검사는 기자들과 만나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굉장히 침통한 마음이 앞선다"고 밝히고  "이 나라 정치사에 큰 획을 그으셨고 의정활동에 큰 페이지를 장식하신 분"이라며 "보고를 접하고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허 특검은 또 "노 의원님의 명복을 빌고, 또 개인적으로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검은 넥타이를 매고 회견장에 들어선 허 특검은 시종일관 침통한 표정을 유지하며 세 차례 허리를 숙였다.

노 원내대표의 사망으로 특검의 수사가 힘을 잃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허익범 특검의 조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노 원내대표와 관련한 불법자금 의혹을 받아온 도 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 19일 기각돼 특검팀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 이후 벌어진 노의원의 사망은 이같은 주장에 더욱 힘을 실을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특검 수사팀은 노 의원 투신 이후 대책회의를 열며 향후 수사방향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지며 허 특검팀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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