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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는 저수지 뚝 붕괴 조짐 보여

최근 국내 자영업자들의 심각한 폐업실태에 대해 정부의 관심이 그나마 뒷북이라도 치고 있지만, 해당 분야의 중심에선 소상공인들은 이미 늦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자영업의 폐업은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언론에서는 최저임금이 일조했거나 가뭄으로 인한 식자재 가격 인상과 경기침체를 원인으로 떠벌리고 있지만, 전조 현상은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 임대료 체납은 상당 기간 연체되어야 명도소송까지 논하게 되는 것이고 식자재는 한국 농산물 유통과정 상 오르고 내리는 것은 당연한 물가 흐름세다. 

최저 임금 또한 다소 부담을 더 하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치명적인 원인은 수요대비 과잉공급의 불균형과 벼랑 끝에 몰린 비정규직이나 명퇴자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물론 그 원인에는 정부의 안일한 정책도 문제지만 책상머리에 앉아 현장의 실정을 파악하지 못한 경제적 컨트롤 타워 부재가 문제다. 
뒤늦게 폐업해서 망연자실해진 실업자한테 몇 푼의 지원금으로 땜질하는 대안은 현실성도 없을뿐더러 되레 어려워진 상태에 약 올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껏 뭐하다가 거리에 나앉은 폐업자들에게 30만 원으로 뭘 하라는 것인지 대부분 싸늘한 표정이다. 4차 산업으로 당장이라도 살만해질 것처럼 휘황찬란한 동영상들이 공중파를 휩쓸지만 얼마나 성과가 있었을까. 막대한 실업급여와 7조원이라는 지원금은 어디로 어떻게 쓰였는지 아주 난감하다. 

음식업은 100곳 개업에 90곳 폐업, 10곳 중 8곳은 5년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정부는 마치 이 같은 상황을 처음 접하는 것처럼 난리를 치고 언론 또한 새로운 뉴스처럼 연일 대서특필한다. 

이미 예고된 것이었고 웬만한 자영업자들은 진작 체감하고 있었던 일이다. 어쨌거나 집안 살림이 망가지니 자녀들도 코너에 몰릴 수 밖에 없고 없는 돈이 부모라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흘 굶어 담 넘지 않을 자 누가 있을까. 부산 기장군의 한 편의점에서 현금과 물품을 훔쳐 달아난 아르바이트생이 사건 발생 보름 만에 구속되는가 하면 대구에서도 20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출근 첫날 수 백만 원의 금품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26일에는 충북 옥천의 한 아파트에서 네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로 검거된 40대 가장이 경찰에 조사를 받고 있다. 채무에 시달려왔다는 주변의 진술을 토대로 비극의 서막은 곧 드러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위력은 어떤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다. 빈부격차의 해소를 외치며 함께 사는 사회라는 말은 겉만 번지르르한 말 잔치에 불과하다. 실제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15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김영란법으로 출발한 경기침체는 점차 탄력이 붙어 불황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52시간 도입으로 돌아야 할 돈이 돌지 않고 저녁 회식 자리까지 줄어들게 됐다. 하다 하다 할 게 없어 자영업을 시작한 수 많은 업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던가. 

이제 그들이 갈 곳은 벼랑 끝이다. 통계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음식ㆍ숙박업과 도ㆍ소매업 등 자영업 4대 업종은 지난해 48만3985개가 새로 생기고, 42만5203개가 문을 닫았다. 

외환위기 당시처럼 자영업 폐업이 속출하자 29일을‘전국 소상공인 총궐기’의 날로 정하고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 등 최저임금 연관 주요 경제 주체들의 항의와 분노의 뜻이 표출될 예정이다. 

최저임금이 절대 다수의 근로자들에게 달콤한 미끼로 전락하여 정권 창출의 동기부여가 된다면 권력이야 연장될 수 있겠지만 채용감소와 경기둔화로 이어져 종래에는 빈익빈의 악순환으로 마감되는 것이다. 저수지 둑은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는다. 

김균식 기자  kyunsi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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