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원 지원한 ‘나들가게’, 열곳 중 세곳은 문 닫아
1천억원 지원한 ‘나들가게’, 열곳 중 세곳은 문 닫아
  • 이민봉 기자 lmb0313@nate.com
  • 승인 2018.10.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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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 예산으로 1000억원 넘게 지원한 '나들가게'가 10곳 중 3곳 이상이 폐업 또는 취소하는 등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경기광명갑)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나들가게 도입 이후 예산지원·폐업·취소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0년 이후 투입된 나들가게 예산은 총 1030억원에 달했지만 열 곳 중 세 곳 꼴로 폐업·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들가게는 지난 2010년 대기업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Super SuperMarket), 대형마트 등 골목상권 난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 슈퍼마켓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정책으로,  2018년 9월 기준 전국 총 7785개의 나들가게가 운영 중이다.

2010년 나들가게 도입 이후 현재까지 지원된 나들가게 관련 예산은 총 1030억원, 연 평균으로는 114억4000만원 가량이다. 나들가게를 운영하는 각각의 점포에게 개점지원·경영지원·선도지역 등의 명목으로 지원된 금액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479만6000원이었다.

2010년~2018년 7월까지 선정된 나들가게가 총 1만1473개였지만, 같은 기간 폐업·취소한 나들가게가 3696개로 폐업·취소율이 32%에 달했다. 특히 90%인 3343개가 중소벤처기업부에 통지 없이 편의점·일반슈퍼·타업종으로 전환 또는 공실된 경우로 확인됐으며, 이중 편의점·일반슈퍼로 전환하는 점포가 1848개로 전체의 50%에 넘었다.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는 “나들가게의 경우 편의점과 달리 계약이 아닌 지원사업 협약서로 체결하는 구조다 보니 위약금 등 강제조항이 없다”면서, “나들가게 전용 POS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가게에 대해 국세청 조회 후 현장 확인 절차를 거쳐 폐업 점포로 통계를 산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재현 의원은 “나들가게 사업에 많은 예산이 투입됐지만 일방적으로 폐업하는 경우가 많고 그 중 편의점·일반슈퍼로 전환하는 점포가 절반인 상황은 예산 투자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중소벤처기업부는 골목상권의 상징인 동네슈퍼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다 효율적인 운영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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