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덕암칼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 경인매일 회장 德岩 金均式 kmaeil86@naver.com
  • 승인 2018.12.14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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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 위주의 국제정세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

러시아, 중국, 미국에 일본까지 가세해 조선을 낚시질하던 민화가 교과서의 한 장면에 등장하면서 약소국가의 운명은 지금이나 백 년 전이나 오백 년 전이나 마찬가지였다.

최근 축구 감독이 베트남에서 활약하자 관련 분야에서 시기 질투로 국가 망신을 떨고 문화예술계 또한 관련 조직의 철밥통을 지키기 위한 온갖 조작에 한번 추락한 신뢰는 복구 불능의 결과를 초래했다.

뿐인가 한때 교회 목사의 성추행 추문과 어린 아이들 밥값까지 손대는 파렴치한이 외려 버젓이 아이들을 인질삼아 큰소리치는 세상이다.

어쨌거나 한해는 저물어가고 진정한 국가의 미래를 위한 희망적인 요소를 찾기엔 전망이 다소 어두운 편이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옛 속담이 문득 떠오르는 건 작금에 한국인의 정신이 어느 방향으로 어떤 판단으로 흘러가는지 심히 우려되기 때문이다.

독립 운동가이자 언론인이었던 단재 신채호 선생이 남기신 말씀 중 우리나라에 부처가 들어오면 한국의 부처가 되지 못하고 부처의 한국이 되고 공자가 들어오면 공자를 위한 한국이 된다.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예수를 위한 한국이 되니 이것도 정신이라면 정신인데 이것은 노예정신이라고 염려했던 대목이다.

이쯤에서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하라는 말씀 또한 재고해야 할 일이다.

12월 13일은 중국인들이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난징대학살 81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한 날이다.

장쑤성 난징시에 있는‘난징대학살 희생동포 기념관’에서 약 8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 추모식을 거행했다.

국가를 대표한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역사를 기억하고 과거를 잊지 않을 것을 선서한다며 역사를 귀감으로 삼아 평화·우호·협력의 큰 방향을 정확히 잡아나가 세계 평화에 함께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두운 과거를 토대로 발전을 추구하지만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홍콩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도 현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불태우는 시위를 벌이는 등 중국 본토 밖에서도 난징대학살 추모 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일본군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국민당 정부의 수도이던 난징 시에서 30만 명이 넘는 군인과 남녀노소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살육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전쟁터에서 벌어진 참상을 종전 후에도 우려먹자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도 룰이 있다. 군인들이 총을 겨누는 것과 죄 없는 민간인을 학살 한 것은 차원이 다르다. 중요한 건 중국이 이처럼 국익과 공분을 함께 추구하며 침묵으로 일관한 것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있는 강제징용재판과 위안부 합의를 현 기득권이 앞장서 흐지부지 시켰다는 점에서 명확히 다른 점을 볼 수 있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친일의 그늘아래 권력을 유지하는 기득권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는 한 중국 난징대학살보다 수 십 배나 참혹한 피해를 당하고도 분노할 줄 모르고, 기억할 줄 모르고, 다시 겪더라도 당연한 듯 받아들일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제대로 된 애국행사 하나 없고, 내년 삼일절 100주년이 다가와도 멍하니 빨간 글씨에 연차내면 4일간 여유가 될 것이라는 기대뿐인 한심한 현실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했다. 어제 있었던 난징대학살의 잊지 않는 중국인에게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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