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시대변화에 따른 과도기 대안은 없는가
<덕암칼럼> 시대변화에 따른 과도기 대안은 없는가
  • 경인매일 회장 德岩 金均式 kmaeil86@naver.com
  • 승인 2018.12.21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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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발달속도가 인류의 삶에 변화를 동반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지각변동이 발생하고 있다.

한 평생 양복제단을 하던 양복집이 기성복의 대량생산에 가격경쟁을 못 버티고 문을 닫는가하면 손가락이 안보일 만큼 빠르게 주판알을 튕기며 배운 실력은 전자계산기 앞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막대한 투자비로 탄생한 네비게이션은 스마트폰의 t-map하나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했고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변화 속에 하나둘 씩 인간이 만든 문명으로 인간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보다 빠르고 정확하고 편리하게 문명의 이기를 추구하는 인류의 욕심으로 인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직종은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있다.

20일 국회 앞에서 택시 4개 단체의 카풀 반대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카풀업체들이 카풀 탑승 무료 이벤트를 시행하면서 누가 이기는지 보자는 형국이다.

카풀업체들은 교통난 해소가 목적이라고 하고 주장하고 택시단체들은 집회에 불 지르는 게 아니냐며 분노의 뜻을 표했다.

카풀 업체에서는 절대 다수의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지만 택시업계에서 보는 견해는 결코 곱지 않다.

택시파업으로 발을 동동 구르던 고객입장에서는 카풀에 대한 매력을 제대로 느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파업이 아니었으면 몰랐을 일들을 더 빨리 체감하게 되는 형국이다 보니 택시 업계입장에서는 나름 세운 대안이 화를 자초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승차 난 해소에 물꼬가 된 카풀체험은 그동안 택시 승객으로서 겪었던 단점만 생각나게 하는 셈이다. 한때 자가용유상운송이라는 법률적 장벽을 무사히(?)넘긴 카풀 업체들은 이미 대세를 타고 있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택시 업계를 탓한다.

절대다수의 이익과 맞물린 카풀서비스는 이제 택시업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것이 서비스든, 가격경쟁이든 어떤 방식이라도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택시업계의 위기는 이제 시작이나 진배없다.

사실 이 같은 변화는 언론도 피하지 못하는 운명에 처해있다. 중앙지를 비롯한 지방지는 물론 지역신문까지 스마트폰에 밀리면서 점차 여론조성의 기능과 역할로부터 자리를 내주고 있다.

요새 누가 신문 보느냐는 말에 대해 그게 아니라며 자신 있는 말할 수 있는 언론사가 얼마나 될까. 대안을 세워야 한다. 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 더 친절하게 달리는 택시로 서비스의 개혁이라도 일으켜야한다.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기 마련이다.

카풀 또한 단점이 있을 것이고 택시만이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머리띠 둘러메고 목소리 높인다고 국회나 정부가 해결해 줄 일이 아니다.

절대다수의 유권자들이 카풀의 수혜자인데 어느 정치인이 감히 나서겠는가. 과거 동네슈퍼가 대형마트에 밀려 줄줄이 폐업할 때 진작 예상하고 동네슈퍼만의 장점을 살려 고객을 유지했더라면 지금 같은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골목상권을 주장하기에 앞서 미래지향적인 마인드로 대안을 세웠더라면 어떤 방식이든 살아남지 않았을까. 문득 영화택시운전사의 한 장면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노약자의 짐을 들어주고 임산부에 대현 배려는 물론 장애인이 승차하더라도 친절함으로 일관하는 운전기사의 모습이 연상된다. 시대가 변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비진취적인 자세를 과감히 버리고 택시운전기사만이 할 수 있는 긍정적이고 현실성 있는 기획과 실행이 요원한 시점이다.

승객들에게 공감을 얻을 만한 이벤트도 만들고 안전운행을 위한 캠페인으로 승객들의 진정한 이동수단의 기반을 마련할 시기다.

물론 열악한 근무환경과 수입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쩔 것인가 택시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건 택시업계 스스로의 몫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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