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무술년 10대 뉴스를 돌아보며
[덕암칼럼]무술년 10대 뉴스를 돌아보며
  • 경인매일 회장 德岩 金均式 kmaeil86@naver.com
  • 승인 2018.12.28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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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8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본보가 올해 발행한 지면을 통해 보도한 내용 중 크게 10대 뉴스를 선정하는 과정에 격세지감을 공감할 수 있던 것은 한국인 본연의 문화가 시대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점을 발견하면서다. 2019 기해년에는 보다 긍정적인 뉴스, 현실적인 대안제시를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겠다는 반성을 해본다.

경제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그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일진대 누군가 발벗고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대항력 약한 중소기업단체에서는 강 건너 불 구경하는 형국이다.

인건비가 무서워 인원을 줄이고 인상된 임금보다 줄어든 구직난에 허덕이는 꼬락서니를 보고 있자니 생색은 정치권이 내고 희생은 자영업자와 근로자들이 감당하고 있는 게 온 국민의 눈에 선하다.

그냥 두면 어지간히 알아서 할 일까지 다 간섭하고 나설 자리 안 나설 자리 다 끼어든 종착역의 모습이다.

국가적 측면에서 남북이 하나 되는 장면이 한 겨례의 뜨거운 눈물을 자아냈고 최근에는 서울역을 출발한 코레인 열차가 판문역에 도착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훈훈한 한해를 마감하는 소식으로 들려왔다.

교육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진행한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로 수면위에 드러난 사립유치원 사건은 전 국민의 분노를 샀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조직적인 반발로 입법기관의 구성원인 국회의원들조차 내부갈등을 감추지 못하는 형국이었다.

외려 폐원을 거론하며 아이들이 인질로 잡힌 모습으로 비춰지는 사태에 이르렀다. 같은 죄라도 단체로 지으면 손대지 못하는 현실이 한국교육의 현주소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민낯이었다.

뿐인가. 시험답안지 유출로 공교육의 신뢰가 곤두박질하고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누구도 치유해 주지 못했다.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이러고도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기성세대는 없었다.

어쩌다 재수 없게 걸린 시험지유출문제는 그렇게 시간이 약이 되고 보란 듯이 유야무야 넘어갔다. 분명 뒤를 봐주는 세력이 있을 거라고 국민들이 떠들어대도 소용없이 한해가 무사히(?)넘어가고 있다.

이쯤하고 종교측면에서는 일부 목사들의 인면수심 성폭행이 수면위로 드러났지만 이 또한 국민들의 말초신경만 자극한 채 구렁이 담 넘어 가듯 대충 잊혀지고 있다.

환경문제에서는 중국 발 미세먼지가 한국 창공을 시도 때도 없이 덮었지만 대 중국 상대로 소송까지 추진했던 일들은 어찌된 일인지 씨도 안 먹히는 게 현재의 모습이다.

우리가 약소국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처음부터 안 통하는 무모한 소송 이었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오점은 사회정의 차원에서 봐야할 사법농단이다. 역사적 오류를 범하고 온갖 재판을 뒷거래하면 법의 형평성을 씹어 삼킨 부류들이 버젓이 오리발을 내밀며 버티고있는 모습은 가장 추악하고 중대한 범죄행위였지만 단죄여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이 또한 대충 넘어간다면 이는 분노를 넘어 슬플 일이다.

복지 분야에서는 선거때 어르신 잘 모시겠다면 공약 남발하던 국회에서 노인관련 예산을 무 자르듯 싹뚝 잘라도 힘없고 무지한 어르신들은 잠시 서운할 뿐 다음 선거에서는 후보자들의 질질 흘리는 미소에 또 찍어주는 게 현실이다.

스포츠분야를 보자면 베트남에서 영웅이 되고 있는 박항서 감독을 한국 체육계에서는 어떤 대우를 했는지 돌아볼 일이다. 국민을 위하는 국회의원 수 십명도 못할 민간외교를 축구감독 한명과 방탄소년단이 충분히 하고도 남은 게 사실이다.

누가 아니라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이렇게 애국하는 동안 공항 직원에게 거들먹 거리며 망신이나 떠는 국회의원까지 있었다 말해 뭐하랴. 정치적으로는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여당의 독주와 완패를 기록한 야당으로 비춰지는 현실이 향후 다가오는 총선에서 어떤 형태로 자리 잡을지 우려되는 게 작금의 정국이다.

한마디로 국민들의 분노가 선택한 결과였다.

선거에 완패한 야당은 개혁의지를 자체 살생부로 둘러댔지만 이를 받아들일만한 여론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총선 또한 별달리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아니 이제 야당의 패배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여론까지 나돌고 있다. 반면 졸지에 여당이 된 민주당은 전국 지자체 마다 보란 듯이 보은인사, 특혜채용비리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조직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전문가 기용보다는 선거 때 도와준 참모들의 자리잔치가 그칠 날이 없었다. 중앙정부가 그랬고 지방에서도 보란 듯이 상탁수 하부정 이었지만 이를 만류하거나 지적할 만한 언론이나 NGO단체는 없었다.

물론 있다고 해도 시정될 일은 아니겠지만 과연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도 칭송으로 마무리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뒤늦게 경기도가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특혜채용 실태 전수감사를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과연 그전엔 몰라서 채용했으며 이제 와서 새삼 밝혀지면 순순히 물러날 인물들이 얼마나 되며 그렇다손 치면 자리 차지한 인간이나 끌어들인 당사자들은 어찌 아니 찾는가.

물론 사건 사고도 많았다. 서부발전소 사건이 한해의 끝자락을 산업재해란 종지부를 찍으며 마감되게 하였지만 그 많은 사고 중 특정 사건 사고를 부각시키며 국민들의 여론을 이리저리 끌고 다녔던 특정 방송, 신문사들의 오욕된 과거가 이제는 더 이상 번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말초신경을 자극해서 관심을 끌려는 의도나 이슈가 될 만한 뉴스에 편승하다보면 언론본연의 기능과 역할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는 현실, 더 나아가 그런 언론으로 만드는 절대 다수의 군중과 이기적인 국민들의 눈 안에 들어야만 하는 한국 언론이 자화상이 부끄러운 한 해였다.

자연의 경고도 이미 시작됐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해 폭염은 세계기상기구 WMO가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4번째로 더운 한 해였다고 밝혔으며 8월 1일 기준 서울이 39.6도를 기록할 만큼 대단한 더위였다.

오죽하면 폭염과의 전쟁을 선포할 폭염대응 종합대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택시 업계와 카풀 업체의 대립은 새로운 생활문화가 가져오는 변화의 일면이었다. 다사다난 했던 2018년은 이렇게 가지만 다가오는 2019년은 또 어떤 일들이 있으며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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