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실종...토지시장 `동맥경화'
거래 실종...토지시장 `동맥경화'
  •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 승인 2006.05.23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격 `버블'붕괴 시작... 1년새 40%이하 폭락
기업도시 등 호재지역도 사정 같아

토지시장이 완전히 막혔다. 거래는 커녕 몇 달동안 구경조차 오는 사람도 없다. 특정지역 만이 아니다. 강원도에서부터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동맥경화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나마 기업도시나 혁신도시 등과 같은 호재를 안고 있는 지역은 사정이 낫다. 일부의 경우 여전히 땅주인이 가격조정자 역할을 한다. 그만큼 배짱을 퉁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지역에서는 이미 가격 붕괴가 시작됐다. 땅값 급락은 집값에 대한 ‘버블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시골땅 이곳 저곳에서 “이러다 자식들 시집, 장가도 못보낸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혁신도시에 이어 기업도시까지 거머쥔 강원도 원주 소초면의 경우 지난해 여름까지만해도 평당 4만원을 호가하던 2만~3만여평 규모의 임야가 평당 1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불과 1년도 채 안돼 40% 이하 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그마저도 매수자를 찾지 못해 가격을 더 내려야 할 판이다.

충청권 서해안 일대 땅시장은 이미 폭탄을 맞고 있다. 각종 개발 호재로 한때 기획부동산을 중심으로 땅투기꾼들이 들끓었던 서산, 당진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지난해 여름이후 계약서 한 번 써보지 못했다고 한숨짓는다. 이들 지역도 고점이던 때보다 땅값이 최고 50% 가량 빠졌지만, 수요가 없어 거래는 엄두도 못낼 형편이다.

부산이나 대구 등 영남권 지역도 최근들어 아파트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는 현상과 마찬가지로 땅값 하락이 시작됐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잇따라 묶이면서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호남권도 도청이 남악신도시로 이전한 광주를 비롯해 전주지역까지 땅값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제주지역도 이같은 상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서귀포시 일대 감귤농장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에 따라 팔자 주문이 밀려들 뿐,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개발 목적으로 기업들이 사놓은 대규모 개발용 땅들이 되팔기를 시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OK시골 김경래 대표는 “지난해 8.31대책 발표 직후 시작된 땅값 하락은 올 봄 수요철에도 수요가 되살아나지 못하면서 혹시나 했던 기대마저 사라진 상황”이라며 “버블 붕괴는 주택시장보다 토지시장에서 먼저 시작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경인매일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