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청 기자실 폐쇄, 악순환의 끝인가 언론 감시 거부인가
의정부시청 기자실 폐쇄, 악순환의 끝인가 언론 감시 거부인가
  • 권태경 기자
  • 승인 2019.05.06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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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경 기자의정부/양주 주재
권태경 기자의정부/양주 주재

 

 

언론에 몸 담은지 30여년을 보내면서 브리핑 룸(기자실)을 임시 폐쇄하는 처음 겪는 상황 앞에 난감하기 짝이 없다. 허나 언론인의 한사람으로서 현 사태가 벌어진 원인을 되짚어보게 된다.

우리나라는 행정부와 사법부, 입법부로 대변되는 삼권분립 체계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한 발 나아가 여론을 조성하는 언론을 함께 묶어 ‘제4권력’ 즉 사권분립 이라 칭하기도 한다.

故 김수환 추기경은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면 국민들은 빛 속에서 살 것이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면 어둠 속에서 살 것”이라며 언론의 필요성을 역설키도 했다.

언론의 바른 감시와 견제는 국민을 대신해 권력의 올바른 방향을 유도하고 나아가 바른 사회를 이끌어 가는 주요 지남철이 된다. 때문에 권력과 언론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의정부시 출입기자단과 공무원 사이에 지난 2017년도 하반기부터 묘한 감정의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공무원들만 공유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기자들의 혹평이 오르내리고 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기자들을 ‘기레기’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이런 자들에게 기자실을 제공하면 안 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일부 기자로부터 촉발되어 최근까지 이어져 온 이 사건은, 결국 의정부 시장까지 나서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자실 폐쇄를 말하면서 기자와 공무원들 사이를 지켜보는 상황까지 치닫게 됐다.

 그동안 의정부시 공무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몇 명의 기자가 있었다. 누군가가 그들의 행동등을 익명으로 SNS에 비판키 시작했고 이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져 결국 기자들간 불신임과 고소 사건으로 확대 되었다.

의정부 시장 기자간담회에서 안 시장이 내놓은 대책은 임시 기자실 폐쇄였다.

 기자들 사이에서 조차 이를 둔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다. 일부 기자들은 “언론과 공무원들의 유착을 끊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반기기도 하고, 또 다른 일부 기자들은 “의정부 시민들에게 정책을 홍보하고, 시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감당하는 기자들에게 기자실 폐쇄는 가혹하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일견 양측의 말은 모두 타당하다. 시청내에 위치한 브리핑 룸(기자실)을 베이스캠프로 한 덕분에 기자들은 쉽게 공무원들과 가깝게 지내며 자신들의 편익도 쟁취하는 한편, 보도자료 등를 그대로 본사에 송고해 일부 언론들은 ‘시청 산하기관’ 즈음으로 분류되는 실정까지 오게 됐다.

 또한 시청 기자실을 베이스캠프로 한 덕분에, 언론은 더욱 가까이에서 권력을 밀착 감시하고 바른 시정을 이끄는 한편 보다 상세히 시정을 홍보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비록 열흘간의 임시 폐쇄라 하더라도 한국 언론의 위기설이 대두되는 가운데 벌어진 의정부시청 기자실의 폐쇄 강행 자체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일부 기자의 행실과, 이를 문제삼은 일부 공무원의 싸움이 의정부시와 출입언론사 간의 신경전으로까지 치닫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청 기자실의 폐쇄에는 물론 많은 순기능이 있다. 

 최근 언론의 신뢰도 하락과 일부 기자들의 탈선과 비리는 사회에 넓게 퍼져버린 썩은 이파리다. 기자실의 폐쇄는 이러한 언론이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자성의 여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썩은 이파리 일부를 털어내고자 나무 전체를 베어 넘기는 것은 권력의 오만한 도끼질일지 모른다. 이는 결국 언론의 감시를 거부하려는 의정부시의 독선이나 언론 길들이기로 보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기자실 폐쇄까지 치닫게 될 사안이 아니었다. 고소사건으로 이어진 그들의 언론 가치관과 감정싸움을 이용한 기자실 임시 폐쇄 결정이 자칫 시민들의 알 권리 침해로까지 이어지진 않을까 걱정이다.

만약 시청공무원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과연 시청을 폐쇄할 것인가? 근본적 대책은 기자실의 폐쇄가 아니다.

부디 안병용 의정부 시장이 시청 내의 상황을 소위 말해 ‘문 닫는 것’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단 해 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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