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이면 다홍치마 내실을 다져야
기왕이면 다홍치마 내실을 다져야
  • 김균식 기자
  • 승인 2019.05.13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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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균식 회장
김균식 회장

 

지난 9일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제65회 경기도체육대회가 11일 폐회식을 끝으로 3일간 열전을 마무리했다. 개최 팀인 안산은 종합 2위를 차지하며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상당한 기록 경신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남기며 경기도민들의 체력증진, 화합, 삶의 가치 창출에 일조한 이번 경기도체육대회는 안산을 경기도 전역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하지만 규모에 비해 내용이나 지역주민 참여는 현저하게 추락했고 횅하니 넓은 스타디움에는 동네운동회 정도의 관중으로 시종일관 썰렁했다.

얼마 전 안산국제거리극축제에서 77만 명의 관중이 다녀갔다고 과장 발표하던 안산시가 이번 체육대회에서는 작년 양평군 경기도체육대회의 경제적 창출효과 700억을 흉내 내며 상당한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있었다고 홍보했다.

그랬을까. 그랬다면 다행이고 아니라면 부풀리기 행정이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 77만 명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안산 와 스타디움이 만석 되었을 경우 35,000석이다. 옆자리 빈 공간도 없이 꽉 채운 안산 와 스타디움 만석의 22배가 다녀갔다는 것과 동일하다.

누가 믿을까. 3일 동안 안산문화광장 고층건물 옥상에서 사진촬영을 전담한 본보 기자들의 눈에는 아연실색할 수치다. 안산시의 한심한 행정수준을 보여주는 반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700억이라며 생색을 낸다. 실제 경기도체육대회 기간 내내 푸드트럭이 경기장에 상주하면서 선수단이나 임원진들이 지역 경제에 도움 될 만한 소비가 있었는지 살펴보면 더욱 가관이다.

700억이 애 이름도 아니고 경기도체육대회 개최에 앞서 관할 구청에서는 관내 음식업 이나 숙박업소에 대해 법대로 하겠다며 사소한 위반사례까지 잡아 살맛나는 도시가 아니라 죽을 맛조차 안 나는 도시로 대대적인 단속으로 벌인 바 있다.

지역 주민들이야 경기불황에 죽든 살든 일부 공직자들의 오만함과 안일함은 지역경제 살리기와 역행하는 것으로 비춰졌다. 뿐인가. 경기도체육대회 또한 안내 책자에 광명시가 두 번째로 입장하는 순서였으나 입장도중 막아버리고 순서를 바꿈에 따라 광명시 관계자들은 치명적인 체면손실을 입었다.

시간대에 맞춰 단상에서 기다리던 해당 지자체장과 광명시 체육회 관계자는 물론 29번째로 입장 할 때까지 대외적으로 망신살이 뻗쳤다. 경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기분이 잔뜩 상한 광명시에 대해 결국 안산시체육회 TF팀의 단순 실수로 대충 넘겨버렸지만 민간행사 같았으면 아마 난리를 치고도 남았을 것이다.

안일한 안산시의 대처에 대해 화려한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고 막대한 예산으로 동네 운동회 수준도 못 미치는 대회를 치르는 동안 시민들의 발길은 뜸했다. 아니 거의 없었다. 지역주민들한테도 환영받지 못하고 참여치 않은 대회를 치르는 동안 35,000석의 관중석은 텅 비어 있는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대회 첫날부터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화랑유원지 416공원화에 대한 반대목소리로 안산시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대외적으로 표출되었고 경기도체육대회 날 안산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을 비난하는 1인 시위까지 벌어진 사태를 보며 평상시 내부적인 갈등이 정제되지 못한 결과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어차피 치러야 할 대회라면 널리 알리고 함께 참여하는 대회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먹고 살기 바쁜 시민들이 외면한 안산시의 축제가 언제까지 반복될는지 알 수 없지만 2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올해나 달라진 게 없다. 아니 갈수록 퇴보하는 행정기관의 현주소를 보며 세금 걷어 쓰는 일이 내실을 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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