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인은만능 탤런트?
한국 정치인은만능 탤런트?
  • 이응복 기자 eungbok47@naver.com
  • 승인 2019.05.20 10: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응복 기자
이응복 기자

 

5‧18 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80년 5월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 살았던 시민 한 사람으로 야만적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했다. 몇 번인가 눈물을 글썽이며 당시의 참상에 대한 상기와 역사적 숙제에 대해 천명했다. 

지난 39년 동안 뭐하다가 마치 어제 일처럼 거론할 수 있었는지 여야를 떠나 정치권에 대한 뒤늦은 사과에 국민들이 얼마나 납득할 수 있을까. 보란 듯이 나경원 자유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독재자의 후예를 운운하며 사실상 자한당을 겨냥한 발언이라며 청와대의 태도를 지탄했다. 

앞서 광주를 찾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광주시민들의 거센 항의에 반드시 참석해야 할 곳이라며 임의행진곡을 함께 제창하자 지난 국무총리시절과 달라진 모습에 많은 광주시민들이 어이상실을 표했다. 어떤 이는 39년이 지난 시점 눈물을 훔치고 또 어떤 이는 안하던 짓을 해 가며 표심 얻기에 만능 탤런트 마냥 표정관리에 만전(?)을 기한다. 

황 대표는 기념식이 끝난 뒤 정식 출입구가 아닌 울타리를 뜯고 행사장을 도망치듯 빠져나가며 광주시민의 마음이 열릴 때 까지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누가 환영한다고 말했던가. 그동안 해 왔던 말과 해당 의원 징계와 진상조사규명위원회 출범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역사적 비극을 정치적 논쟁의 주제로 삼는 자체가 국민들한테 못할 짓들이다. 

물론 2020년 5.18때는 더 큰 이슈가 되어 난리가 나겠지만 39년 전 발생한 참사에 몇 번의 대통령이 바뀌고 숱한 청산의 기회가 있었지만 여전히 진상조사 운운할 것인지 정치권의 대 국민 신뢰는 이미 바닥을 친지 오래다. 

기념식이 지나면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다른 이슈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웃고 기뻐해 줄 것 아닌가. 어버이날 하루만 어르신 위하면 되고 어린이날 하루만 미래의 주인공 운운하며 아이들 끌어안고 비굴한 미소로 기자들 앞에서 사진 찍을 것 아닌가. 

마냥 무방비로 방치했다가 누구 하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멀쩡한 산업현장까지 죄다 흔들어 기업인들 목줄을 죄는 일이 어제 오늘인가. 

한번 씩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변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누가 책임질 것이며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것처럼 큰소리치던 선거 때 공약은 말 그대로 빈 약속이 되고 만다. 제 3국에서 보도되는 한국경제의 현 주소는 암울함을 넘어 비극의 전주곡이 울리고 있다. 

정권의 시녀와 나팔수가 되어 국태민안과 태평성대를 외면하고 수 십 개의 신문방송이 앵무새 마냥 같은 노래를 한다. 하마부터 총선을 겨냥한 각 정당들의 발 빠른 움직임은 사전에 짜놓은 각본대로 적절한 시기에 수 십 년 묵은 사건까지 끄집어내어 어떤 이는 매장당하고 어떤 이는 잔댜르크 마냥 영웅이 되기도 한다. 

얇은 냄비 마냥 팔팔 끊다가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 마냥 식어버리고 잊혀진 사건들이 어디 한두 가지랴. 4년 임기동안 지역구민들에게 생색내며 예산 확보로 다음 표심에 동냥을 구하는 일 말고 진정 국가를 위하여 국민을 위하여 고민하고 노력했는지 돌아 볼 일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총선에서 마치 자신이 아니면 대안이 없을 것이라며 얼마나 침 튀길 것인가. 아시아의 용이었던 시절, 동방예의지국이었던 대한민국이 만능 탤런트들의 재간에 언제까지 웃고 울며 속아 줘야하는지 돌아볼 일이다. 

지역감정과 보도되는 대로 보고 들어야 하는 언론의 장단이 우매한 국민들을 현혹하고 그런 국민들이 광복이후 번복되는 위정자선출에 신성한 한 표가 모래성의 알갱이가 되고 있다. 

누굴 탓하랴 국민이 선출한 정치인들의 손에 곳간의 열쇠를 맡겼으니 어떤 살림을 어떻게 살든 탓할 이유도 없고 간섭할 권리도 없는 것이다. 봄비가 모처럼 미세먼지를 지표면으로 안고 내리는 날. 기념일마다 표정관리에 온갖 멘트를 아끼지 않는 우리의 탤런트 들이 어차피 해야 할 연기라면 평소 백성을 위하는 마음이 진실되길 바래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