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는 방관할 때 활개를 친다
범죄는 방관할 때 활개를 친다
  • 김균식 기자
  • 승인 2019.08.22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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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김균식 회장
경인매일 김균식 회장

 

도둑질한자나 망본 자나 훔친 장물인줄 알고 헐값에 구입한 사람이나 모두 공범이다. 역할분담일 뿐이지 피해자 입장에서는 누구랄 것도 없이 원망의 대상이며 사법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최근 문명의 발달로 인해 얻어진 순기능도 있겠지만 악용되는 역기능을 보면 가히 그 범위와 방법이 상상 그 이상의 위험한 수순을 밟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버범죄들은 크게 보이스피싱, 스미싱, 파밍, 메모리 해킹, 몸캠 피싱 등 약 5가지로 나눌수 있는데 그 중 방법이 교묘하고 인격파괴현상까지 병행되는 몸캠 피씽은 방법도 악랄하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잔인한 범죄 형태다. 단순한 채팅 중 호기심에 이끌려 사진을 전송한 경우부터 좀 더 진도(?)가 나갔다가 뒤늦게 수습해도 이미 함정에 빠진 뒤에는 피해자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일단 얼굴만 찍혀도 다른 사람의 나체 사진과 합성해 유포하겠다며 협박을 진행하고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를 협박하는 등 금품갈취에 대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면서 피해자의 통계조차 파악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미 한번 퍼진 동영상은 회수가 어렵고 대인관계에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사전에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최근 제보내용에 의하면 경찰에 신고해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범죄자에게 송금을 경찰서에서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한번 시작된 입금은 꼬리를 물고 집요한 방법으로 이어져 적잖은 수업료를 치렀음에도 끝없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급히 도움을 받으려 해도 근처 pc 방으로 가보라며 경찰서 pc는 공공기물이라 사용할 수 없다며 경찰서에 가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찾아간 사법기관의 대응은 훔친 자나 망본 자는 아니더라도 세금 낸 국가의 주인이 사법기관의 공복에게 단순한 푸대접이 아니라 직무유기의 현장을 여실히 목격할 수 있는 현상으로 비춰질 수 있다. 

마치 범죄의 출발점에 피해자의 호기심이 있었으니 자신의 무덤을 자신이 판 거라는 태도다. 이미 범죄유형이나 사례나 통계나 피해자의 심리적 공황까지 충분히 짐작하고 있음에도 경찰의 태도가 이러니 범죄자들이 더 기승을 부리며 활개 치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한 해 1천 건에 이르는 신고건수에 비해 기소인원은 129명에 불과한 통계는 가해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수치다. 특히 개인 신상이 드러날 우려 등으로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인원까지 포함하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범죄발생 건수는 통계치를 몇 배나 더 넘길지 조차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물론 해당 서버가 제 3국에 있고 대포통장을 통해 수사망을 벗어나 있으니 달리 방법이 없겠지만 최소한 대응방안이나 계좌 출금정지요청, 인터폴공조수사 등 할 수 있는 방법은 해보는 것이 국가의 주인을 위하는 도리나 예의가 아닐까. 

최근 경찰은 몸 캠 피싱 특수단속을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의문이다. 범죄자한테 잡으러 간다고 미리 알려주는 것이니 멀거니 하던 짓 하다 잡힐 범죄자가 얼마나 될까. 인터넷 카페 중 하나인 몸 캠 피싱 피해자 모임에는 죽고 싶다는 글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피해자가 지인들에게 전파된 내용에 대해 아니라 해명해도 변명이 되고 소문은 꼬리를 물고 인격파탄의 험담이 빛의 속도로 번져나간다. 창이 있으면 방패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경찰의 미온적인 대처에 비해 민간업체들의 대응방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철저히 준비한 범죄자들의 올가미를 피해갈 사람은 극히 드물다. 

온갖 교활한 방법 앞에 속수무책 무너지는 개인적 경제, 절망감, 인간관계훼손은 그 어떤 범죄보다 더 잔인하고 문명의 이기를 악용하는 사례라 할 것이다. 법대로 하자면 아동·청소년에게 몸캠을 요구하면 아동복지법 위반죄로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이고 성인이라도 몸캠피싱 사진·동영상을 유포하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된다. 

근본적인 방법은 음란채팅 금지, 익명채팅 주의, 출처 불명의 파일 다운 금지, 스마트 폰 기능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프로그램 차단 설정 등이 대처방법이지만 경찰의 현실적인 대안제시가 절실한 시점이다. 처벌기준을 더 강하하고 모방범죄가 기승을 부리지 않도록 예방홍보, 피해자에 대한 대응매뉴얼 제공 등 적극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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