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은 ‘설마’가 아닌 ‘혹시’
안전은 ‘설마’가 아닌 ‘혹시’
  • 경인매일
  • 승인 2019.08.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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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광주소방서 재난예방과장 임상기
사진=광주소방서 재난예방과장 임상기


몇 해 전 좋은 기회가 주어져 호주로 여행을 하게 되었다. 여행 중에 안내를 담당했던 가이드가 호주사람들의 안전의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지금까지도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호주사람들은 모든 행동을 할 때 특히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이나 안전과 연관된 일을 할 때는 ‘설마’라는 생각보다는 ‘혹시’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 처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며 호주사람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 수준이 내심 부러웠고 우리나라도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느껴졌다.

두 단어를 쉽게 풀어쓰면 “뭐 설마 무슨 일(사고)이 생기겠어! 적당히 대충 하지” 와 “혹시 사고가 날 수 있으니 주의 깊게 꼼꼼히 해야 할 것 같아” 로 비교해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전적 정의를 들어 살펴보자면 ‘혹시’는 “그러할 리는 없지만 만일에” 라는 의미로 가정(假定)이나 짐작의 의미로 쓰여 ‘사전대비’의 의미를 포함하며, ‘설마’는 “그럴 리는 없겠지, 별일 없을 거야” 라고 마음을 놓을 때 사용되는 방심(放心)과 관련된 용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 속담을 인용해 한 가지 더 예를 들어보면 “설마가 사람 잡는다.” 라는 말이 있다. 그럴 리야 없겠지 하고 마음을 놓는 데서 탈이 난다는 뜻으로, 요행을 바라지 말고 생길 수 있는 모든 것을 미리 예방해 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화재 등 각종 재난 및 사고 현장에서 활동을 하는 소방관의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의 사고는 개인의 부주의나 가정과 일터구성원의 안전의식 부족으로 일어난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전의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사고를 피해갈 수 있고,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사고 현장을 접할 때마다 한편으론 안타깝기도 하지만 항상 느끼는 것이 있다. 그것은 개인 및 가정 그리고 일터의 안전의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며 수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가정과 일터에서의 일과 작업, 그리고 교통과 여가활동 등 모든 행동에 동반되는 크고 작은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이 이루어지는 공간과 환경상태에 따른 위험성도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삶에 있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위험요소에 따른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행동과 환경에 따른 위험요소를 민감하게 인식할 수 있는 감각과 안목, 그리고 사고 유형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고 신속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몸담은 생활환경과 노동환경은 편리성과 신속성의 추구로 날로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가족과 이웃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과도 더더욱 멀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변화하고 있는 시대적 환경에서 각자의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할 것이다.

또한 한발 더 나아가 나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가족 그리고 학교나 일터에서 구성원과 이용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가야 한다는 의식” 과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가 몸에 꼭 배여 있어야 할 것이다.

 

광주소방서 재난예방과장 임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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