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보다 중요한 건 역사의 본질
공과보다 중요한 건 역사의 본질
  • 김도윤 기자 mostnews@naver.com
  • 승인 2020.06.05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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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김도윤 기자
경인매일 김도윤 기자

 

2020년에도 어김없이 현충일이 다가왔다. 매년 6월 6일 나라를 위해 헌신한 장병들과 순국선열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현충일의 의미가 올해는 보다 옅어져가는 느낌이 강하다. 

앞서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 논란이 있었는가 하면 어제는 북한 김여정의 으름장에 정부가 신속히 대북 삐라 금지법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 논란은 보훈처가 나서서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그를 두고 "친일파" vs "한국전쟁의 영웅"이라는 상반된 시선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백 장군을 기회주의자, 친일파 등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입장은 간도특설대를 비롯해 친일인명사전 등을 근거로 그가 민족반역의 길을 걸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외 주장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가 만주국 소위로 임관했다는 것도 사실이고 한국전쟁 당시 구국의 영웅이라는 것 또한 역사가 보증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70년이 지난 오늘날도 정치권을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이를 두고 찬반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역사와 정부가 현충일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의미를 바로 잡지 못하고 국민에게 혼란만을 가중시켰기 때문은 아닐까.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들을 기리기 위한 날이다. 하지만 그동안 대한민국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해 어떤 대우를 해줬는가. 굳이 자료를 찾아보지 않아도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냉대와 처우는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어제는 북한 김여정의 대북 삐라 으름장에 통일부가 신속히 삐라금지법을 만들겠다는 뉴스가 줄을 이었다. 참으로 신속하고 결단력있는 정부의 행동이었다. 

누구도 떳떳할 수 없는 공과를 떠나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정부의 대처와 어제자 북한 삐라 관련 뉴스는 현충일을 앞둔 필자의 마음 한켠을 무겁게 했다. 나라를 위해 자신을 내던진 국민들에게는 유독 엄격하고 때론 냉정한 모습을 보이지만 북한의 으름장 한마디에 신속한 피드백을 던지는 것은 오늘날 현충일을 앞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씁쓸하기만 하다.

공과도 중요하고 역사적인 사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할 점은 정부의 기준과 방향제시다. 정부가 국민의 여론을 방관하는 것은 자라나는 세대들에 대한 역사적 가치관에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지난해 정부는 북한 정권의 개국 공신인 김원봉의 독립 유공자 서훈을 검토한 바 있다. 이때도 찬반여론이 뜨거웠다. 이때 여권은 공과를 들먹이며 비극의 역사인 6.25를 일으킨 북한 장관을 향해 한없이 관대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6.25 당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전쟁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백선엽 장군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이중 잣대를 들이대며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여론인가 아니면 정부가 가지는 입장인가. 

6월 6일은 현충일이다. 이념도, 논쟁도, 비난도 없는 오로지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모두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던진 순국선열의 숭고한 정신과 위훈에 경이로운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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