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끼리 할 일을 외국에 눈치 봐서야
우리민족끼리 할 일을 외국에 눈치 봐서야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06.1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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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최근 통일부가 자유북한 운동연합단체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법인 설립 허가취소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북 전단과 PET병 살포 활동을 통해 남북교류협력법의 반출 승인 규정과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안전에 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등 공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는 이유를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31일 대북전단 50만장과 SD카드 1,000개 등을 대형 애드벌룬 20개에 담아 날려 보냈고 오는 25일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전단 100만장을 북한으로 살포할 계획이라는 예고까지 밝혔다.

정부발표에 의하면 또 다른 단체는 강화 석모도 등에서 쌀을 담은 PET병을 살포하는 행사를 주기적으로 진행, 최근 100회를 넘기는 등 남북 화합에 초를 치는 행위를 이어왔다. 당초 정부 통일정책 추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평화통일에 이바지하겠다는 목적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탈북청소년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하겠다는 설립 허가 목적과는 정 다른 방향으로 이어왔다. 한두 번도 아닌데 유독 이번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북한의 반응은 이외로 강수를 두었다.

남.북간의 모든 연락선이 불통이 되고 위협에 가까운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등 한순간에 남.북관계는 초긴장 상태로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우리 정부를 적으로 규정하고 단계별 적대 수위를 높여갈 것을 예고한 만큼 군사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 간다면 2018년 판문점 선언 이전의 상태로 역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에서는 연락사무소 폐기와 개성공단 완전 철거에 이어 9·19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고 통일부는 일단 상황을 지켜 볼 요량이다. 특히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대남사업에서 단계적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는 부분은 협박을 넘어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산이다. 단순한 협박으로 끝날 일인지 강도가 강해져 연평도 포격 사건마냥 몇 발의 포탄이라도 오고 갈지 염려되는 부분이다.

돌이켜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과 외교부 장관이 쌓은 공이 한방에 날아갈 추세다. 뿐인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피곤하고 힘들까. 출.퇴근 군인들도 영내에 거주하며 비상대기 해야 하고 행여나 재기될까 노심초사 마음 고생하던 개성 공단 기업가들은 더욱 심란한 상황이다.

남.북간의 경직이 누구에게 이익이 되며 설령 전쟁이 난다치면 어느 국가가 이익을 볼까. 이제는 휘둘리지 말자. 양국가의 대표성을 가진 인물들이 전 세계 매스컴이 지켜보는 가운데 얼싸안고 판문점 분계선을 넘지 않았던가. 우리민족끼리 서로 대화를 통해 해결할 일이지 제3국의 판짜기에 따라 죽고 사는 장기판의 말이 아니다.

이미 사드 설치로 인해 한.중간의 관계는 살얼음판이고 멀쩡한 기업만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한번씩 이런 난리를 칠 때마다 애매한 수십만의 대군은 무슨 죄가 있어 군장싸고 데프콘 발령이니 뭐니 하며 초 긴장 경계 태세에 돌입한다.

필자도 또한 군복무시절 한 두번 겪어본 게 아니다 보니 군인이나 공무원들만 들볶이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지적은 외교부가 할 일이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쌓은 탑을 원색적인 말로 무너트리는 것이다. 작은 돌멩이 하나가 연못속의 흙탕물을 일으키자 온 연못의 고기들이 덤터기로 흙탕물에 뒤범벅이 되는 형국이다.

어렵사리 대북방송 장비 철거하고 휴전선 주변의 지뢰까지 철거해 놓은 상황에 삐라살포 못 막아서 도로아미타불 된다는 것인가. 처음부터 국방태세를 제대로 유지하든가. 이러 저리 죄다 풀어놓고 해체하고 나서 느닷없이 삐라 운운하며 적은 적일 수밖에 없다고 대놓고 판을 뒤집는 건 또 무슨 해프닝인가.

사실 금강산 관광 실패로 이혼하고 목숨을 잃는가하면 전 재산을 털어먹은 관계자들이나 국가 간의 이해관계에 휘말려 짹소리도 못하고 주저앉은 관련자들이 한 둘인가. 설마하면서 언젠가 풀리겠지 하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견뎌온 이들에겐 이번 사태가 다 된밥에 모래뿌리기다.

개성공단의 기업들도 현대의 막대한 투자도 볼썽사나운 자본주의 잔재물 정도로 치부되는 현상을 보면서 언제까지 남.북한의 대치 관계가 우리 스스로도 해결 못하는 난제가 되었는지 대략난감이다. 통일부와 정부의 일처리 과정을 보면 앞으로는 막대한 예산과 온갖 선심을 써가며 위화감을 줄여도 이번처럼 초를 치는 행위를 방관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처사다.

안막은 건지 못 막은 건지 알 수 없으나 누가 봐도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제는 국민들도 생각이 있고 정부가 하라는 대로 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북한과 쓸데없는 소모전을 벌이고 막대한 통일비용을 들이기 전에 우리민족끼리 국방비도 줄이고 제 3국의  간섭과 전략에서 벗어나는 노력이 요원한 시점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아무리 소리쳐봤자 소용없는 일이다. 남. 북간의 이해와 배려가 양국 7500만 국민들의 삶과 직결되어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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