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일수록 노블레스 오블리주를..지도층이 모범 보여야
위기일수록 노블레스 오블리주를..지도층이 모범 보여야
  • 김균식
  • 승인 2020.06.2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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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코로나19가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른 채 끈질기게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건강뿐만 아니라 경제도 동반 초토화되고 질병이 종식되어도 달라진 문화와 습관으로 인해 다시는 코로나19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지금은 그나마 재난기금이나 명연 봄 볍씨라도 풀어 허기를 면한다 치지만 내년 농사는 뭘로 지을 것이며 호구지책으로 배고픔을 해결할 궁리는 어디에도 없다. 진정한 우려는 가을이 돌아오고 혹여 겨울 날 변이된 바이러스가 재방문 한다면 그때는 정말이지 막막한 시절일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안산의 인사들로 구성된 광덕회 조찬 특강에서 고려대 전문의가 펼친 강연에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공격수단은 최선의 방어밖에 없다.”고 말했다.

월급 제때 나오는 공직자들이나 대기업 회사원, 국회의원, 도, 시의원 등 비교적 안정권 안에 있는 사람들이야 걱정 없겠지만 당장 하루를 걱정해야하는 자영업자나 특수직, 전문직에 종사하는 층들은 속수무책이다.

이럴 때 일수록 당황할게 아니고 방관할 것도 아니라 지도층에 있는 부류들의 사회적 직위에 걸맞은 책임감과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을 갖추는 일명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을 갖춘 자들의 현실적인 대안마련이야 말로 벼랑 끝에 내 몰린 서민층들의 희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인 빌게이츠와 버크셔 해서 웨이 회장인 워런 버핏이 전 재산의 99%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데 비하면 비극의 서막을 방관하고 있는 한국 지도층들의 적극적인 마인드가 절실한 시점이다.

지도층의 무책임함은 일반 사회에서도 본보기로 드러난 바 있다.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5년 6월 29일 오후 서초구에 위치한 삼풍백화점이 한순간 무너졌다. 무려 1,439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미 수일 전부터 붕괴 조짐이 보였던 삼풍 백화점은 사고 발생 당일 오전에는 5층 천장이 내려앉기 시작했음에도 보수공사만 하며 안일한 대처로 6·25전쟁 이후 가장 큰 참사를 초래했다.

조사과정에서 밝혀졌지만 붕괴사고 때는 직원에게 손님 못 나가게 막으라고 지시하고 무너지는 백화점에서 사장 혼자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은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자리에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도심의 마천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 책임자가 자리를 지키지 않은 것은 이 뿐만 아니다. 세월호 참사 때도 승객들에게 꼼짝하지 말라고 방송을 해놓고 선장이 먼저 속옷 차림으로 도망가기 바빴고 가까이는 대구지하철 참사 때 탑승객들 닫힌 지하철 문 열어 줄 마스터키를 들고 있던 기관사가 먼저 도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뿐인가 더 과거를 짚어보면 70년 전 6.25동란 때는 서울시민 안심하라고 방송하고 전쟁을 지휘하며 책임져야 할 대통령은 혼자 도망가 버렸다. 일단 나만 살고보자는 무책임한 모습에서 우리는 뭘 짚고 넘어가야 할까.

당연히 사회적 지위에 따른 도덕성과 양심이다. 유명한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을 보면 모두가 탈출하고 마지막까지 배를 지키며 장렬한 수장의 길을 택한 선장의 모습,

뿐인가 태평양 전쟁 때 패전의 책임을 지고 병사들을 모두 내 보낸 뒤 잠수함과 함께 마지막 길을 떠난 함장, 오래 된 전설처럼 남았던 강재구 소령의 수류탄 산화, 모두가 책임자로서의 당연한 모습들이었다.

한번 태어나 한번 죽으면 끝이라는 생물학적인 생존본능이 죽어도 산 것보다 더 값진 일들이 많다. 임을 위한 행진곡 중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는 대목은 살아있는 육신보다 죽음으로서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를 대신한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믿으며 위기로부터 이기적인 생각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처럼 하늘아래 땅위에 내가 있어야 우주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밀알이 땅에 떨어져 살면 밀알이고 죽어야 곡식이 된다는 말도 있다. 여느 작자는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자만이 이기는 것이고 산자만이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요즘처럼 어려울 때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머리 굴릴게 아니라 가진 것 기부하고 요직에 있을수록 어려움을 같이 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감에 양심을 지켜보면 어떨까.

그나마 한국은 위대하고 찬란한 정신을 가진 나라다. 그 잘난 미국도 코로나19 앞에 설설 기며 줄줄이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유럽 또한 검사비용만 거액의 진료비가 들어간다. 참으로 의료부문에 대해서만은 한국이 선진국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더 추가한다면 한국인의 지혜와 배려와 용기가 적절한 삼합을 이룬다면 이 또한 위기를 잘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 찬란한 성과의 앞자리에 이 나라 지도자들의 자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대해 본다.

25년 전 이날 백화점 붕괴로 영문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난 502명의 고인에게 명복을 빌며 같은 사고가 번복되지 않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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