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인사철 물갈이 가능하려나
장마철이 인사철 물갈이 가능하려나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07.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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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요즘 한국은 그나마 덜하지만 일본이나 중국 등 자연재해로 인한 타격이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중국의 샨샤댐 붕괴 설은 말만 들어도 섬칫할 만큼 인류가 만든 초대형 물 폭탄이다.

물 폭탄 하니 한국의 기상청이 생각난다. 지난 월요일 아침 서울·경기에 투하된다는 물 폭탄은 말 폭탄으로 변했다.

로또 1등만큼 안 맞는 기상예보에 국민들의 실망감은 이미 진작 한계선을 넘었고 350명이 넘는 직원들이 4천억 원대 예산을 쓰면서도 동네 할머니 허리 아프면 비 온다는 게 더 정확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자고로 국가예산은 잘못 사용되어도 감사기관이 피감과 같은 공직자인 관계로 찢어진 그물로 고기 잡기다. 민간기업이 기상청처럼 오보가 잦았다면 진작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해 수익은커녕 파산되고도 남았으리라.

써도써도 해마다 편성되는 예산이 기다리고 있고 오보에 대해 누구하나 감히 탓하는 일도 없을뿐더러 상여금 잔치를 벌여도 마냥 신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쩌다 국감에 걸려 한 번씩 혼쭐만 날 뿐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인고의 시간이 해결해 준다.

어렵게 사는 서민들 이리저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부지게 걷은 세금이 줄줄 새는 일이 어디 한두가지랴마는 오늘은 국민들이 같이 공감하고 새겨 둬야할 일이기에 한마디 한다.

듣거나 말거나, 2018년 6월 13일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치러진 이래 당선된 자들의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전반기에 대한 평가는 이미 진작 물 건너갔다. 왜냐면 해봐야 개선이나 변화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보면 출마 당시의 후보공약과 현재 실행된 부분이 바로 확인 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선거결과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자기중심적 사고가 변하지 않는 한 출마한 후보자들의 계산이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다.

어차피 당선된 거, 기왕 하는 거, 처음 공약을 남발할 때의 절반이라도 했더라면 사회가 더 윤택하고 공정하며 희망이 있지 않을까.  

냉정히 말하자면 선거를 통해 당선되는 관직은 한 표 줍쇼 하는 동냥벼슬이며 실력과 전문성의 검증대신 일시적인 인기나 정당의 흐름에 휩쓸려 얻을 수 있는 한시적 정무직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누군가의 조력이 필요하고 정상적인 직장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은 이러한 대열에 끼어들기 어렵다.

물론 개중에는 나름 소신과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인물들도 있겠지만 적잖은 한량들이 하던 일을 팽개치거나 백수들이 선거캠프로 달려드는 것이 문제다.

당선된 자로서는 고맙고 갚아야할 빚이기에 자질이나 능력보다는 당선에 대한 기여도를 감안하여 주요요직에 온갖 명분을 만들어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며 당연히 검증 안 된 인사들로 인해 정작 기용되어야 할 유능한 인재들은 백수로 밀려나는 게 현실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이 대목에서 필요한 것이다. 깜냥도 안 되는 한량들이 요직을 차고 앉아 충성을 맹세하니 해당 분야의 후진성은 이미 예고된 바나 다름없다.

가령 환경, 문화예술·스포츠, 기타 건설,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산을 먹고 사는 기업이나 단체들은 정해진 예산을 수익구조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중간 교두보가 각 기관단체의 요직들이라면 이들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리를 차지한 인물들이며 이제 임기 2년을 앞두고 교체냐 유지냐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일부는 유사한 검증의 명분이 필요할 것이고 일부는 전반기에 챙기지 못한 다음서열의 한량들일 것이다.

하필이면 장마철에 걸린 인물기용의 시기다. 빌빌하던 인사들은 물갈이 될 것이고 나름 버티려고 애쓰던 인사들은 장마철 홍수에도 위기를 넘기듯 뿌리깊이 자리 잡고 남은 2년을 더 해먹을 것이겠지만 정작 와야 할 해당 전문가들이 변방에 나앉아 대우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먹이사슬에 의존하던 업자들은 손바닥 비비며 비즈니스라는 영어를 앞세워 공생의 우를 범하는 것이고 소중한 혈세는 이러저러한 명분으로 시청의 회계과를 통해 지출되는 것이다.

특히 형식적인 입찰과정은 사전에 내정된 납품업체만이 가진 특징을 내세워 일명, 맞춤형 입찰로 포장을 하니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며 이를 청탁하는 인맥들이 쌓여 다음 선거를 지원하는 구태가 반복되는 것이다.

남이야 해먹든 말든 신경을 끄고 싶지만 비효율적 예산 낭비에 대해 누가 뭐라 못하면 언론이라도 앞장서야 할 것이기에 하는 소리다. 식당은 맛과 위생과 서비스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누가 사장이냐에 따라 무조건 가야하는 것은 이치에도 안 맞을뿐더러 소중한 식자재만 낭비되는 것처럼 귀한 세금이 적시적소에 쓰이려면 공정하고 투명한 입찰과정과 국민 누구나 손쉽게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방해 놓아야 한다.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 있기 때문이며 빈곤의 악순환처럼 부패의 반복이 종래에는 사회발전의 퇴보를 가져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투명하게 입찰하면 단가도 절감하고 보다 전문성 있는 방향을 예산을 쓸 수 있음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작년에도 올해도 내년에도 이 같은 현상은 이어질 것이며 유일한 대안이 있다면 먹고살기 바쁘겠지만 지역 언론의 지적에 귀 기울이고 국민이 주인 되려는 최소한의 관심이 있어야 한다.

이러니 현금 몇 푼에 주권이 멍드는 것도 못 느끼고 물고기 동냥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다. 현 재난에는 물고기 보다 잡는 방법을 같이 연구하고 물갈이 때 인재를 기용하여 혈세를 가치 있게 사용하는 것을 병행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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