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경고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경고
  • 김균식 기자 kyunsik@daum.net
  • 승인 2020.08.1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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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김균식 회장
경인매일 김균식 회장

 

춘하추동의 사계가 있는 위도 경로의 소속 국가들은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극에서는 감히 겪지 못할 신의 선물을 체험하며 산다.

동남아시아나 남아메리카는 일 년 내내 여름이거나 유사지역에서는 폭설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사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해석하기 나름이고 한국처럼 환경적으로 철따라 의복과 먹는 음식과 사는 풍습이 달라지니 번거롭기 보다는 천운이라 하겠다.

최근 홍수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다고 연일 언론에서 난리를 친다. 전체 농지 중 10%만 물에 잠겨도 잠긴 부분만 침소봉대 하면 마치 전 국토가 올해 농사를 망친 것처럼 비춰지지만 장마만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황금들녘을 홍보하며 정부의 탁월한 자연재해 대비 시스템이 제 몫을 했다며 수해 이재민들의 아픔은 뉴스거리 저 멀리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진들의 방역노력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마치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정부와 관계기관의 방역체제를 자랑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기적처럼 홍보하듯 말이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남쪽에서 발생하는 저기압이 상승하면서 고기압을 만날 때 태풍이 발생하는 환경이며 중국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에 미세먼지를 고스란히 뒤집어 쓸 수밖에 없는 위치다.

이러한 자연환경은 이미 오백년, 천년, 오천 년 전부터 있어 왔던 것이며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일진대 문제는 반복되는 재해에 대한 대비책이 여전히 미미하다는데 있다. 재산피해도 없어야겠지만 인명피해는 예상됨을 감안할 때 인재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휴가철 계곡길 가지 말라 해도 굳이 가고 위험하니 외출 삼가 하라 해도 결국 돌아다니다 화를 자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급격히 불어나는 폭우에 속수무책 당하는 사례도 많지만 사전에 기상청의 현실적인 예보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비책이 더해졌더라면 요즘처럼 형편없이 무너지는 확률은 줄어들었을 것이다.

비라는 것이 갑자기 땅에서 솟아나거나 잘 맞히지도 못하는 기상청 예보처럼 걸핏하면 써먹는 ‘물 폭탄’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상되는 물길의 경사로를 계산해 보면 평소 장마철을 대비한 배수 관련 시설점검만 잘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인재다.  

여기서 홍수예방이란 산과 내를 잘 관리하고 돌봐서 가뭄이나 홍수 따위의 재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22조원 쏟아 붓고도 막지 못한 이번 피해를 어떤 식으로 판단하면 될까. 결자해지라 했다.

자신이 묶은 매듭은 현재 당사자가 풀고 있으나 이래저래 너도나도 해 처먹은 그 많은 혈세는 어찌할 것인가. 머리만 학교가고 동고동락하던(?) 몸통과 꽁지들은 꿀 먹은 벙어리다. 설령 최근 수해피해가 4대강과 관련이 없었다면 건설 당시 작금의 피해를 감안한 공사를 행사를 했어야 했다.

차라리 1965년부터 1990년대까지 진행된 산림녹화사업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당초에 물은 생명이요 귀하고 소중한 것이었다. 잘만 모아 두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며 그래서 나온 말이 물과 산을 다스리는 치산치수가 군왕의 덕목이라 했다.

물로 인한 인명피해는 과거 중국에서도 수 백 만 명이 사망했고 영국과 베네수엘라에서도 10만 명이 넘게 물귀신이 된 바 있다. 중요한 건 앞으로도 기후변동, 산림파괴, 해수면 상승으로 50년 간 20억 명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살벌한 예측이 나왔다.

현재도 약 5억 명 정도가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지만 무분별한 산림훼손과 그린벨트 훼손으로 감히 자연한테 덤비는 빈도가 높아가고 있다. 자연재해와 관련된 영화나 기타 작품들을 보면 적잖이 소재로 사용되는 기후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다.

해마다 조금씩 높아지는 해수면은 50년 뒤 해안지역 도심을 침수시킨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30년 후엔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찌민시가 치명적인 곤경에 처하고 집을 잃는 사람이 1억5,000만 명이나 될 것이라는 암울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베트남 남부 전 지역과 태국의 방콕이나 인도네시아의 해변만 수위가 높아갈까. 부산, 인천 등 한국의 해안도 똑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노아의 방주처럼 세기말적 재앙이 아니라면 인간이 자초해서 만들어낸 지구온난화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어쩌면 최근 벌어지고 있는 화재, 홍수, 지진 등은 자연이 인간에게 대비의 여지를 주며 미리 경고해주는 신호일 수도 있다. 어제도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의 불어난 황토 빛 강물을 보며 물과 산을 다스리지는 못하더라도 흉흉해진 민심과 희망찬 대안제시라도 해주는 권력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임을 지적한다.

이 와중에도 집값이 날뛰고 청와대의 참모진들이 줄 사퇴를 하는 풍경과 검찰의 대거 물갈이가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점은 백성의 참담한 현실보다 더 중시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지금 급한 건 최악의 불황이었던 서민들의 살림이 역병의 창궐과 자연재해로 낭떠러지의 끝자락에 있다는 점이다.

하루도 굶지 않은 자들이 만든 대안이 사흘 굶은 백성을 절대 납득시킬 수 없다. 장마가 끝나고 돌아올 질병의 마무리가 또 다시 망태 할배가 잡으러 온다는 국민겁박의 소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여당의 엉거주춤에 이때다 싶은 야당의 오두방정은 절대 금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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