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를 환영하며
김미화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를 환영하며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08.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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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오는 9월 1일자로 경기도 안산시 산하 안산문화재단의 제 5대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연예인 김미화씨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를 보는 사람에 따라 개인의 의견은 자유겠지만 필자는 안산시에 30년째 거주하는 시민이자 언론인으로서 김 대표의 취임을 전적으로 환영한다.

안산문화재단은 지난 7월 10일 모집공고를 냈고 8월 5일 총 5명의 서류합격자가 8월 13일 면접을 보았으며 최종합격 통보는 20일, 공식적인 발표는 24일이었다.

이번 공모의 자격조건 중 저명문화예술인 또는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이해와 비전을 갖춘 분,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 문화예술분야 공무원 경력 5년 이상, 최종 직급 4급 이상인분, 국·공립 및 민간법인 문화예술기관, 단체에서 관리자급 이상 직급으로 5년 이상 재직한 분으로 한정되어 있다.

김 대표는 상기 조건에 부합되어 공모에 응했으며 함께 합격한 5명 중 가장 적합하고 유능한 적임자로 선정되어 합격된 것이다.

즉 심사위원이 봤을 때 나머지 4명은 김 대표와 비교하여 부족하니 불합격시킨 것이다.

만일 심사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4명은 들러리에 불과했을 것이고 없다면 해명해야하는 절차가 필요한 것이지만 국무위원 마냥 청문회절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합법적인 절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자는 뒤에서 떠들지 말고 당당히 나서서 입장을 밝혀야 맞는 것이다.

신임 김 대표는 이명박 정권당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국가정보원이 관리한 블랙리스트에 올라 불이익을 받은 데 대해 소속사와 송사까지 벌인 바 있는 주관을 보여 왔다.

성균관대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이후 성균관대 언론정보 대학원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은 바 있는 김 대표는 동 대학원에서 동양철학까지 전공했다.

통상 사람을 화나게 하고 감동주고 울리는 것은 자신의 기량을 한껏 발휘하면 되지만 웃기는 것은 자신을 낮추고 바보가 되어야 가능하다.

특히 개그 분야나 토크쇼는 상당한 스피치 능력과 재치, 유머감각과 순발력이 병행되어야 하며 나름 입바른 소리하는 것도 소신과 배짱이 있어야 가능하다. 15년 전 40세에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고 재기에 성공한 여성으로서 국민들을 즐겁게 하는 대명사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낸 김 대표야말로 안산으로 모시기의 과분한 인물이다. 이러한 평가의 이면에는 인사에 대한 상식 밖의 처사가 난무하는 안산시의 현실을 감안할 때 그나마 다행이자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돌아보면 각계각층의 분야마다 전문가가 기용되어 조직을 운영해 발전과 성과가 있을 것인데 정작 능력자는 이래저래 외면당하고 일명 코드인사가 만연한 현실에서 새삼 원칙을 따지고 말고 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 했다. 김 대표에 대한 트집을 잡을 것이 아니라 그동안 안산시의 인사가 어땠는지 안다면 이번 취임은 더 없는 인재 영입이라 할 것이다.

엊그제까지 고물상 하던 자가 하루아침에 고관대작의 머슴이 되어 등장하고 통닭집 아저씨가 공천만 잘 받으면 시의원이 되어 공무원을 쥐 잡듯 하는 곳, 선거에 낙선한 자가 타인의 선거 캠프에 얼쩡거리다 공기업의 대표가 되는가 하면 음주전과·폭력전과가 수두룩한 사람도 손바닥만 잘 비비면 정무직 공직자가 되고 당사자의 경력과 무관한 곳이라도 낙하산 인사로 본부장자리를 차고앉아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밥값을 못하는 경우도 당연한 곳이다.

길거리 간판 영업하는 자도 선거판에 뛰어들어 눈도장만 찍으면 간부급 공직자가 되는 곳, 자질부족과 권위를 부리다 원성을 사고도 시간이 약이고 시민혈세로 온갖 생색을 내며 치적에 열을 올리면서 무슨 기대를 할까.

이 같은 환경에 비해 이번 김 대표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자 침울한 세월호 참사로 인해 힘들어진 안산시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안산문화재단의 대표들은 한 번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전 대표는 직원들 세미나에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번 대표 또한 신입사원들에 대한 갑질로 비난을 받았다.

일부 직원들의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태도에 대해 대관을 추진하는 기획사들은 두 번 다시 안산공연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성토도 잇따랐다.

누가 누굴 탓하겠는가. 인사권은 시장 고유의 권한이며 시장을 선출한 시민이 종래의 책임을 져야할 최종 주자인 것이다.

인구 70만의 메머드 급 도시 안산시, 철저한 개인주의로 아파트 문만 걸어 잠그면 바깥이야 불이 나도 관심 없는 무개념의 도시, 정주의식 부족으로 투표율 전국 최하위의 도시, 도심 한가운데 들어서야할 도시기본계획이 무시되고 그 자리에 세월호 희생자들의 유골봉분건립이 추진되어도 무관심한 도시, 현 정부의 철저한 계획 속에 시민들도 모르는 416생명안전공원에 대해 함께 조아리며 안산의 100년을 후퇴시키는 일에 충성하는 안산시의 행정이 가능한 도시, 전문가보다 아첨꾼이 성공하는 도시, 표심만 얻을 수 있다면 노점상 단체고 애향단체고 가릴 것 없이 득세가 가능한 도시, 대안이 없을까.

시민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고 후손들이라도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잘살 수 있는 도시로 변하려면 적어도 수 십 년 동안 수 십 번의 허물벗기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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