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만으로 피할 수 있는 길 마음가짐이 전부다
관심만으로 피할 수 있는 길 마음가짐이 전부다
  • 김균식 기자 kyunsik@daum.net
  • 승인 2020.09.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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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9월의 첫날이 지나고 단풍이 아름다운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같은 단풍이라도 산천이 피로 물들었을 전쟁 때나 풍년이 들어 태평성대를 이룰 때도 자연은 늘 같은 모습이었다.

현재의 대한민국을 보면 마치 엄청난 난국에 봉착한 것 같지만 비교우위에 따라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으며 마음가짐에 따라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다 지난일이 될 것이다.

오천년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지금이 그나마 먹고살기 넉넉한 시기이며 더 지독한 고난도 잘 이겨낸 과거가 있었다.

사람이 살다보면 입안의 혀도 깨물고 도끼로 자기 발등을 찍을 때도 있으며 원치 않는 위기에 죽을 만큼 힘들 때도 있는 것이니 죽을 것만 같아도 살아지는 게 사람 사는 이치가 아닐까. 다만 아쉬운 것은 만물의 영장이 서로 조금만 배려하고 양보하면 모두가 넉넉할 것을 욕심과 아집으로 모두의 평화에 초를 치는 게 문제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는 바닥을 치고 언제 어떤 경로로 감염될지 몰라 문밖 출입이 꺼려지는 작금의 상황이야 말로 최악 같지만 다행히 방독면 대신 마스크로 대치가 가능하고 확진자로 검사결과가 나와도 웬만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우리 한국은 2019년 통계를 볼 때 OECD국가 중 하루 평균 37.5명으로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면서 행복지수마저 동반 하락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먹고 살게 없어 보릿고개라는 말이 불과 얼마 전임에도 지금은 온갖 먹거리가 넘쳐서 살 빼려고 안간힘을 쓰지 않는가.

결론적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건 더 못한 환경에 봉착하면 어떤 식으로든 견디는데 급속하게 달라진 환경에는 적응하지 못하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어제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겨 논란이 된 여행정보소개채널 ‘여행에 미치다’ 대표가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신속한 구조로 응급처치를 받고 위기는 넘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얼마 전에는 강남의 고급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일가족이 빚이 많아지자 현재보다 또 다른 삶을 영위하지 못한다는 이유에 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례도 있었다.

하루하루를 파지 수집하며 버겁게 이겨내는 노인이 있는가하면 아직까지 명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선택도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극단적 선택의 기준은 돈과 무관하게 심리적 공백 속에 특정 사건이 자리하면서 정신적 무력감으로 이어진 결과다.

현 정부도 주장했던 바가 사람이 먼저라는 말이다. 인체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가 될까.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생물학적으로 장기 매매나 기타 성매매의 수단으로 악용된 바에 의하면 불과 수 천 만원에서 수 억 원 상당이며 간혹 아동 유괴범에게 인질로 잡혀 거액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대로 사람이 살려고 발버둥 치며 의료비로 쓰는 돈은 수술한번에 막대한 돈이 들어가고 자칫 침상에 누워 생명연장을 이어간다면 당사자와 가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조차 없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면서도 가장 높은 사망원인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확률이 지구상 어떤 포유류보다 높은 것이며 그 중 한국이 단연 1등을 차지하고 있다.

태어나는 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부모의 몸을 빌려 잉태하지만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기에 예방에 대한 대안이 현실적으로 시급한 것이다.

특히 청소년의 시도는 상당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일시적인 충동에 깊게 고려없이 여지없이 행동에 옮긴다는 사실이다. 이 또한 통계가 증명하고 있지만 보도의 윤리적 측면에서 삼갈 뿐이다.

필자가 최근 수료한 생명존중 전문 강사 과정의 교육내용을 빌리자며 질병이나 학원폭력보다 가정불화로 인한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이 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까지 번진 가능성은 부모의 책망이나 자존감 훼손이 예상보다 위험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가정불화의 근본적인 원인 중 경제적 이유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함으로써 현재 확산되고 있는 질병보다 경제적 파탄이 가져올 후폭풍이 더 두려운 것이다.

도미노처럼 한가지 원인이 후차적으로 또 다른 비극의 연쇄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는 내용이다. 그러한 결과는 초기부터 다양한 징후가 나타나는데 주변에서는 이를 간과함으로써 당사자가 작정을 하게 되고 최종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엄청난 결과가 계속 이어짐에 따라 정부는 자살예방에 대한 예산을 대폭 상향하고 각 지자체마다 상담사를 두는 등 대안을 제시하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은 산자가 망자의 상황을 명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망자들이 단체를 구성하여 대안을 제시했다면 몰라도 입성에 성공한 비율에 비해 시도했다가 실패할 확률과 티내지 않았지만 잠재적인 가능성을 안고 있는 확률까지 감안한다면 그 수는 하루 평균 수 백 명도 넘을 것이라는 것이 현실적인 통계다.

코로나19의 사망자보다 수 십배나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극단적 선택, 제대로만 알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고귀한 인명을 구함으로써 사회적 간접비용의 손실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전문적인 교육과 실전의 반복이 요구되는 생명존중예방상담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 삶을 꾸려가는 동반자적 입장임을 강조한다.

백명의 의사가 살릴 수 있는 육체가 있다면 사전예방의 상담으로 마음만 고치게 하면 천명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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